
프랑스 전국에 노동조합, 학생단체 등 약 80만명이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번 시위는 과거 2018년 사회적 불평등 항의로 시작된 '노란 조끼' 운동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이번 시위는 10대를 포함한 청년 층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도대체 이들은 왜 거리로 나왔을까.
10대 학생 시위가 전국으로 번져

지난달 말 프랑스 파리 외곽 지역 고등학교에서 시작된 공교육 환경 개선 시위는 초반에 일부 학교 자체 동맹휴업 정도였다.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각)부터 전국 단위 고등학교와 교문 봉쇄 시위로 확산됐고 지난 1일부터 대학생과 노동조합 세력까지 가세해 전국 시위로 번졌다. 이 시위는 청년 고교생 단체와 고등학생들이 직접 주도했다. 특정 정치 단체가 처음부터 기획한 것이 아닌 학생들이 교사 부족, 수업 공백, 교육환경 노후화 등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자발적으로 시위를 시작했다.
학생들 주도로 시작된 시위가 점차 번지자 프랑스 경찰은 대응에 나섰다. 여기서 문제가 커졌다. 경찰 초동 대응에서 강경 진압이 발생해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프랑스 매체 르몽드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14세 학생이 시위 중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얼굴을 맞았다. 이 학생은 턱뼈가 두 군데 골절되고 치아가 다수 부러져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에 프랑스 당국은 경찰 수칙(사람을 향한 근접 직접 사격 금지)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고무충격탄을 맞아 시력을 잃은 16세 학생, 14세 여학생 과잉 제압 등 여러 논란이 발생했다.
프랑스 인권 단체는 시위 발생 후 약 열흘(9월 말~10월 초) 동안 5000명 이상이 체포됐으며 이 중 약 85% 이상이 미성년자였다고 주장했다. 평화적인 집회나 교문 봉쇄를 하던 청소년들을 상대로 경찰이 해산 경고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최루탄과 최루 가스를 오남용하거나 진압봉, 고무탄을 남발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찰 강경 진압에 학생들이 주도한 시위에 학부모, 교사 노조, 대학생, 노동단체가 "아이들에 대한 경찰 폭력을 규탄한다"는 슬로건을 들고 가세했다. 결국 진압 과정에서의 부상자 발생이 단순 교육 시위를 대규모 반정부 연대 시위로 불을 지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과잉 진압에 긴축 예산안까지…청년들 거리로 나서

학생 시위가 한창 벌어지던 시점에 프랑스 정부는 급증한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공공지출 감축을 골자로 하는 2027년도 긴축 예산안을 발표했다. 해당 예산안에 공공 부문 예산 동결과 주거비 지원금 축소 등이 포함되자 고물가와 유가 폭등으로 이미 생활고를 겪던 시민들이 반발에 나섰다.
학생 진압과 정부 긴축에 불만을 품은 이들은 대거 거리로 나섰다. 특히 학생 주도로 이뤄지던 시위에는 노동총동맹(CGT), 노랑 조끼 등 대형 노동조합까지 합류했다. 노랑 조끼 지도부는 이번 시위 참여에 대해 "학생들에 대한 경찰 폭력을 목격하고 동시에 살인적인 생활비와 긴축 예산에 맞서 싸우기 위해 거리에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의 불시는 청년 층 공교육 개선과 과잉 진압 항의 시위였지만 고물가·유가 폭등과 정부 긴축 예산안까지 더해져 전국적인 '고물가·긴축 반대' 연대 시위로 확산됐다고 볼 수 있다.
시위대를 바라보는 프랑스 현지 상황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8일 TV 연설을 통해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다"며 기물 파손과 방화, 약탈을 일삼는 급진 폭력 세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프랑스 좌파 진영인 장뤼크 멜랑숑 정치인은 마크롱 대통령이 극좌 세력과 폭력 양상만을 부각하여 시위가 일어난 본질적 이유(고물가, 긴축 예산, 교육 현장 부실 등)를 회피한다고 지적했다.
일반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간다. 시위로 인해 혼란스러워진 틈을 타고 약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에 따르면 파리 중심가 한 자영업자는 "경찰 대응이 시위대 본대 통제에만 집중되면서 상권 주변 약탈을 막지 못했다"며 정부의 치안 공백을 성토하고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연령에 따라 시위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AFP통신과 인터뷰 한 78세 파리 주민 메흐멧 오즈데닌은 "아침에 나와 거리 곳곳에 불탄 바리케이드와 파편들이 치워지는 모습을 보니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사태가 어디까지 악화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위에 참여한 24세 대학생은 "물가는 계속 오르고 기후와 삶의 환경은 악화되는데 정부는 국민들 불만을 전혀 듣지 않는다. 거리에 나오는 것 외에는 목소리를 낼 방법이 없다"며 소외감과 박탈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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