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본·대만 내각에서 40대 이하 장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만은 20%, 일본은 12%에 달하는 반면 한국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가운데 40대 이하 비중도 한국이 가장 낮다. 한국 청년들의 '권력 소외'가 계속될 경우 최근 프랑스처럼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동행미디어 시대가 20일 한국·일본·대만 정부와 의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3개국의 정부 수반과 공석을 제외한 각료 가운데 20~40대는 ▲대만 15명 중 3명(20.0%) ▲일본 17명 중 2명(11.8%) ▲한국 19명 중 1명(5.3%)이었다. 한국의 40대 이하 장관은 1985년생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41)뿐이다.
국회는 격차가 더 크다. 한국 국회, 일본 참·중의원, 대만 입법원 소속 의원들을 전수 분석한 결과 20~40대 국회의원 비중은 ▲일본 31.6% ▲대만 27.4% ▲한국 15.7% 순이었다. 3국 모두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를 함께 쓰는 병립제를 택하고 있다. 차이는 비례대표 비중이다. 전체 의석에서 비례대표가 차지하는 비율은 ▲일본 37.8% ▲대만 30.1% ▲한국 15.3%로 20~40대 의원의 비중과 순서가 같다. 조직과 자본이 부족한 청년에겐 비례대표제가 정치 참여 통로가 되는 것이다.
일본 중의원은 465석 가운데 176석을 비례대표로 뽑는다. 비례 의석 비중이 높은 덕에 지난해 5월 창당한 청년정당 팀 미라이는 올해 2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11석을 얻기도 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선 높은 청년 국회의원 비중이 자연스레 내각의 높은 청년 비중으로 이어진다. 일본 내각에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45)과 오노다 기미 경제안보상(43)이 중책을 맡고 있다.
대만에선 1995년생 리양 운동부 장관(31)이 지난해 9월 임명됐다. 훙선한 노동부 장관(42), 천스카이 교통부 장관(49)도 40대다. 입법원은 2005년 개헌으로 의석을 225석에서 113석으로 줄이고 1인 2표 병립제를 도입해 2008년 선거부터 적용했다. 1993년생 황지에 민진당 의원 등 30대 의원 비중은 9.7%로 3국 중 가장 높다.

강원택 서울대 명예교수는 "국회의 마지막 세대교체가 2004년 열린우리당 때"라며 "당시 30대 정치인이 기득권이 돼 (기회의) 문을 닫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년 뒤 총선에서도 86세대가 기득권을 스스로 놓으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세대 간 갈등이 정치적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해법으로 선거제 개편을 첫손에 꼽는다. 이선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소선거구제가 조직 기반이 강한 지역 정치인에게 유리하다며 "청년 정치인이 진입하기 어려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청년을 미래의 유권자가 아니라 현재의 유권자로 봐야 한다"며 선거운동 연령을 만 16세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정당법은 2022년 개정으로 16세부터 당원 가입을 허용했지만 공직선거법은 18세 미만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정당학회장)는 경선으로 뽑힌 청년 대표에게 실질적 권한을 주는 당내 '청년 리그'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년 정치인이 경험과 경력을 쌓도록 돕는 정당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의 청년들은 주거·일자리 부족, 자산 증식 한계, 연금 고갈 등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세대보다 높다"며 "최근 프랑스 시위처럼 청년들의 내된 불만과 세대 간의 갈등이 어떤 식으로든 표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기성 정당이 청년들의 불만을 해소하지 않고 그들의 정책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유럽처럼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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