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날씨가 엘니뇨 영향으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롱패딩을 입은 시민의 모습./뉴스1


최근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져 패딩을 꺼냈다 하루 만에 도로 옷장에 넣은 일이 있었다. 그만큼 올해 가을 날씨는 종잡을 수 없다. 청명하던 하늘에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도로가 잠기는가 하면, 한낮에는 여름을 연상시킬 정도로 기온이 치솟기도 한다. 오락가락한 10월 날씨에 대해 기상청은 엘니뇨(스페인어로 '소년'이라는 뜻)가 한반도 기후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열대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엘니뇨는 한반도에 변덕스러운 날씨를 부른다. 내년으로 예상된다는 역대급 엘니뇨가 찾아오면 어떻게 될까.

영국 기상청은 적도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강한 엘니뇨가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엘니뇨 현상으로 축적된 열에너지가 대기 중에 본격적으로 방출돼 잔여 열 효과가 극대화되는 2027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의 열 복합 효과가 중첩되면서 극심한 기후 변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니뇨의 발달과 쇠퇴 과정에서 동아시아의 대기 순환이 달라지면 폭염과 집중호우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기상청은 엘니뇨 현상 영향으로 올겨울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은 평년보다 기온이 다소 높고 따뜻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온다습한 남서풍과 함께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겨울철엔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과 폭설·폭우가 기록될 확률이 크다고 분석했다.

안순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내년에 역대급 엘니뇨가 지구 평균기온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며 "2024년의 지구 평균기온 최고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기온 상승은 대기 순환 변동성을 키워 폭염, 폭우, 한파, 가뭄 등 극한 기상 발생의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기후 대응 핵심은 정확한 기후 전망과 신속한 대응이다. 하지만 엘니뇨가 보여주듯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거대한 자연 변화 앞에서 인간의 예측은 늘 한계에 부딪힌다. 예측 한계를 넘어 우리가 마련할 수 있는 실질적 대응책은 무엇일까. 궁금증이 커지고 고민이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