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은 추가 보상을 담은 두 번째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임단협 타결에 다가선 반면 포스코는 임금 인상폭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기한 파업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오후 포스코 노조가 2026년도 임금 협상 본교섭을 위해 포스코 포항본사로 들어가는 모습./뉴스1


HD현대중공업과 포스코의 올해 노사 교섭이 갈림길에 섰다. HD현대중공업은 두 번째 잠정 합의안을 마련해 조합원 투표를 앞두고 있다. 반면 포스코는 임금 인상과 보상 수준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무기한 파업을 예고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7일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노사는 지난 23일 열린 26차 교섭에서 기본급 월 12만원 인상과 일시금 1150만원, 약정임금 200% 지급 등을 담은 합의안을 마련했다. 기본급 인상액에는 호봉승급분 5만5000원이 포함됐다.



이번 합의안은 1차안보다 일시금을 50만원 늘리고 호봉승급분을 5000원 올린 것이 핵심이다. 올해에 한해 복지포인트 30만 포인트도 지급한다. 옛 HD현대미포와의 통합에 따라 단체협약을 HD현대중공업 기준으로 일원화하고, 퇴직금은 퇴직 직전 4개월 중 근로자가 고른 연속 3개월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기로 했다. 자동화·디지털화에 대응하는 산업전환 특별협약도 맺는다. 고용에 영향을 주는 사안이 생기면 사전 설명과 노사 공동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이다.

잠정 합의로 노사 갈등은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노사는 6월2일 상견례 이후 20차례 넘는 교섭 끝에 지난달 30일 1차안을 마련했지만, 이달 2일 투표에서 투표자 52.14%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김동하 노조 지부장은 18일부터 크레인 고공농성을, 노조는 19일부터 하루 7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고공농성은 2차 합의와 함께 닷새 만에 끝났다.

포스코는 파업을 앞두고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노사는 22일 본교섭이 정회되자 사측 제안으로 23일 이희근 포스코 사장과 노조 대표가 직접 만났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오는 11월2일 오후 7시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 48시간과 120시간으로 기간을 정했던 두 차례 부분파업과 달리 이번에는 종료 시점을 두지 않았다. 9월 파업은 1968년 창사 이후 첫 파업이었다.



쟁점은 기본급 인상률과 보상 수준이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4일 기본급 2.2% 인상안을 내놓은 데 이어 최종안으로 2.5%(정액 8만3000원 상당) 인상과 일시금 500만원을 제시했다. 일시금은 목표달성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타결 축하금 100만원으로 구성됐다. 노조는 1호봉 상당의 특별 임금조정 등 사기진작 방안을 더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본급 인상률 격차만 4.6%포인트에 달한다.

노조는 26일부터 일부 지정 부서의 퇴근 후 돌발 대응을 중단하는 쟁의 지침을 시행했다. 장기전에 대비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조합원에게 특별회비를 걷어 쟁의보상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무기한 파업의 구체적인 대상 공정은 알려지지 않아 제철소 전체 가동 중단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포스코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발 공급과잉 속에서 감내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생산계획을 조정하고 비상조업체계를 가동해 고객사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파업 전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교섭 지도에 나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관할 노동지청이 13차례 현장을 찾아 노사를 면담했다며 적극 지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