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부분파업을 겪은 포스코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노조가 구체적인 사기 진작 방안을 요구하며 연장근로 거부 지침을 조건부로 유보한 만큼, 14일 본교섭에서는 사측이 어떤 보상안을 제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뉴스1


포스코 노동조합 집행부 선거로 중단됐던 협상이 재개되면서 노사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노조가 연장근로 거부 지침을 조건부로 보류하며 대화의 문은 열렸지만 기본급과 격려금을 둘러싼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노조가 요구한 사기 진작 방안을 사측이 구체적인 보상안으로 내놓을지가 타결의 관건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사는 오는 14일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21일 2차 부분파업이 끝난 뒤 위원장 선거로 멈췄던 교섭이 김성호 위원장의 3연임 확정 이후 재개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2일 선거에서 득표율 73.53%를 기록했다.



교섭 재개의 계기는 노조의 조건부 수용이다. 사측은 공문을 통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서면합의 진행과 연장근로 거부 지침 유보를 요청했다.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는 대신 조합원이 체감할 사기 진작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이번 결정을 사측이 교섭을 늦추는 데 써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지침을 철회한 것이 아닌 만큼 사측 제시안에 따라 쟁의 수위는 다시 높아질 수 있다.

노사 대립은 지난달 최고조에 달했다. 노조는 9일 48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가며 1968년 창사 이후 첫 파업을 기록했고 16일부터 21일까지 120시간 2차 부분파업을 이어갔다. 같은 달 15일 열린 교섭에서도 노사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임금을 둘러싼 입장 차도 여전하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를 요구한다. 사측은 기본급 2% 인상과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회사는 노조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면 약 1조4000억원이 든다고 추산한다.



실적 여건은 녹록지 않다. 포스코의 올해 2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2741억원으로 1년 전보다 46.6% 줄었다. 증권가는 판재류 가격 인상 효과로 3분기 영업이익이 3500억원대로 늘 것으로 전망하지만 4분기에는 광양 2고로 개보수에 따른 판매 감소를 예상한다. 메리츠증권이 추정한 올해 포스코 별도 영업이익은 1조2056억원으로 회사가 산정한 요구안 비용보다 적다.

포항 지역에서는 협력사와 소상공인 피해를 우려하며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파업이 핵심 공정으로 번지면 자동차·조선 등 고객사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조는 교섭 재개에 의미를 두면서도 본교섭 제시안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실무교섭 과정에서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무교섭에서 대화가 잘 됐다 해도 본교섭에서 제시안까지 나와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내 타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교섭을 길게 끌고 싶어 하는 노동조합은 없다"며 "노사가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에서 빨리 끝내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노조는 실질적인 제시안이 나오지 않으면 3차 부분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도 비상조업 체계를 유지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노사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원활한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