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올 뉴 넥쏘의 연식변경 모델 ‘2027 넥쏘’./현대차


현대자동차의 국내 수소전기차 누적 판매가 5만대를 넘어섰다. 기업의 기술 개발과 정부 지원이 맞물려 시장을 키웠지만, 국비와 지방비 매칭 불균형과 충전 인프라 부족은 성장의 걸림돌로 꼽힌다. 차량 보급 성과를 수소 생태계 확대로 이어가려면 정책 집행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국내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기준 5만262대를 기록했다. 2018년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 출시 이후 8년 만이다. 개인 소비자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은 2019년 이후 정부의 친환경 버스 전환 정책에 힘입어 상용차로 확대됐다. 누적 판매는 2020년 1만대, 2022년 2만대, 2023년 3만대를 차례로 넘어섰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연료전지 연구에 착수해 2013년 투싼 ix FCEV를 양산했다. 2020년에는 대형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선보였고, 지난해 출시한 디 올 뉴 넥쏘는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기존 609㎞에서 최대 720㎞로 늘렸다.

보급 확대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도 기회다. 수소전기차에는 약 2만개의 부품이 들어가 기존 내연기관 부품업체의 정밀가공·조립·소재 기술을 활용할 여지가 크다. 넥쏘의 핵심 부품 국산화율은 90% 이상이며, 60여개 협력사가 공급망을 구성하고 있다. 한국수소연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수소 관련 기업은 약 3000개, 종사자는 약 3만7000명이다.

문제는 보급을 뒷받침할 예산이 현장에서 충분히 집행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중앙정부가 국비를 확보해도 지방자치단체가 지방비를 편성하지 않으면 지급이 어렵다. 지방비 부족이 차량 보급 지연과 국비 집행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올해 수소승용차 국비 편성 물량 6000대 가운데 9월 말까지 지방비가 매칭된 물량은 5093대(84.9%)다. 수소버스 등 상용차는 국비 1800대분에 비해 지방비 확보 물량이 약 1270대(70.6%)에 그쳤다. 안정적인 수소 수요를 만드는 상용차 부문에서 예산 확보의 간극이 더 컸다.

집행 부진이 이듬해 예산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부담이다. 2027년 정부 예산안의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집행률 부진 등을 이유로 5762억원에서 4457억원으로 약 23% 줄었다. 지방비 부족으로 국비를 쓰지 못하고, 낮은 집행률이 다시 예산 감액의 근거가 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충전 인프라 확충도 과제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 구매 고객의 86%는 거주지 반경 평균 7.5㎞ 이내에 수소충전소를 두고 있다. 충전 접근성이 구매와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조건인 셈이다. 정부는 과거 2022년까지 전국에 충전소 310개를 확충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올해도 250개 남짓에 머물러 있다. 부지 확보와 사업성 문제 등이 구축 속도를 늦추고 있다.

승용차와 상용차, 충전망을 함께 지원해야 수소 산업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량이 늘어야 충전소의 사업성이 높아지고, 충전망이 촘촘해져야 소비자의 이용 불편도 줄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성된 예산이 현장의 제약 없이 집행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