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밖에서 지지율이 밀린 배경으로는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과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과 같은 무리수, 신천지발 계파 갈등이 꼽힌다. 집값 상승 등 민생 현안에 답을 내놔야 할 집권당이 실언 수습과 사법부와의 대치, 내분에 힘을 쏟는 사이 지지층이 흩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6.0%로 국민의힘(42.6%)에 6.6%포인트(P) 뒤졌다. 국민의힘이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P) 밖에서 민주당을 앞선 것은 6월 둘째 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두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3.2%다.



악재는 국감과 함께 터졌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했고, 17일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에서는 "사과를 바라시니 사과한다"고 해 역풍을 키웠다. 김 소방위의 영결식이 열린 19일에는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서 추 지사를 옹호하며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해 감사가 한때 중단됐다. 민주당은 21일 두 사람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조 대법원장 탄핵론도 거세졌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달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뒤 민주당은 사퇴를 압박해 왔고 6일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감은 조 대법원장의 증인선서 거부와 재제청 공방으로 채워졌다.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당내 강경파는 곧바로 탄핵소추를 요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감이 끝나는 대로 대법원 국정조사와 '조작기소 특검법안'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천지 의혹은 계파 갈등으로 번졌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 연합'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고 14일 당 유튜브 방송에서 "상당한 정도의 집단적 가입이 있다는 것은 확인됐다"고 밝혔다. 친청(친정청래)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훈 전 정교유착 합동수사본부장이 20일 법사위 국감에서 조직적 가입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변한 점을 들어 조사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당원정비 태스크포스(TF)를 이끈 친명계 박선원 최고위원이 "공개하겠다"고 맞받으면서 지도부 내 갈등은 공개 회의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안 좋은데 민주당 지지율이 좋을 리 없다"며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여당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가며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고 국민의힘이 그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집값 등 국민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에서 집권당이라면 대책을 세우고 미래 지향적이어야 하는데 맨날 싸우고 쓸데없는 논란만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시대에 "부동산 정책 등으로 대통령의 중도 확장 정책이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이 원내 강경파와 중도파로 나눠져 다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여당 지지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국정감사는 1년 동안 행정부의 살림과 정책을 감독하고 견제하는 곳인데 거기서 우스운 모습을 보이면 집권당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을 타개하려면 전통적 지지층이 왜 분열했는지를 분석해 결집을 시도해야 한다"며 "동시에 좋은 경제 정책과 민생 정책을 통해 이탈한 중도층을 다시 회복하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