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선관위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다음 날 숨진 사건을 두고 특검과 변호인단의 공방이 거세다. 특검은 조사 과정에서 "강압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변호인단은 "지능이 떨어진다"는 등의 모욕적 수사가 이뤄졌다며 유족 동의 없이 특검 측이 유서를 공개한 데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선거기반과 소속 5급 사무관 A씨는 지난 20일 선거 용품 계약 관련 입찰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선관위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A씨는 이튿날 오전 자신이 사는 경기 화성시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유족과 변호인단은 A씨가 특검 조사에 압박을 느껴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이 의혹을 추적했다.
먼저 강압수사 여부가 쟁점이다. 특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일 오전 10시 특검에 출석해 오후 8시55분쯤 피의자신문을 마쳤다. 점심과 저녁 식사를 포함해 5차례에 걸쳐 총 3시간20분간 휴식해 실제 조사 시간은 7시간35분이었다. 특검은 심야 조사나 강압적인 분위기가 없었고, 조사나 조서 내용에 대한 이의제기도 없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반박했다. 변호인단이 정리한 당시 기록에 따르면 A씨가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검사는 선 채로 "일반적인 걸 말하라는데 모른다는 거냐"고 소리쳤다.
특히 지인들과 주고받은 연락에 관해 물었을 때 A씨가 "기억이 다 나진 않는다"고 하자 검사는 "이 정도면 능력 부족이다", "지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 등의 모욕적 발언을 하며 한 시간가량 관련 질문을 이어갔다고 한다. 유족 측 김남주 대표변호사(법무법인 도담)는 시대에 "첫 조사부터 검사 측은 사실관계를 미리 정해놓고, 그에 맞는 진술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특검 측과 변호인단은 유서 내용과 공개 경위를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23일 별도 언론 공지를 통해 "불필요한 논란 방지를 위해 절차를 거쳐 고인의 유서를 확인했고, 수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조사가 있었다는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선관위 특검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선관위 조직의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김 변호사는 "유서에 '특검을 원망한다'는 취지의 내용은 없다"면서도 "'세상에 원한은 없지만 난 잘못한 게 없다'는 식의 문구가 있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결백을 주장한 것이다. 유족들도 특검의 설명이 유서 내용과 맥락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유서에 강압 조사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서 조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유서를 확인한 절차와 이를 외부로 공개한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검 측은 경찰에 수사 협조 공문을 보내 유서 사본을 받았다. 유서 내용을 공개하면서 유족의 동의를 구하지는 않았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확보한 자료를 수사 외 목적으로 활용했다며 특검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특검법 위반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정구승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수사 대상이던 고인 혐의와 관련해 자료를 요청했다면 (특검의) 문제는 없어 보인다. 공익적 목적이 있다고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피의자가 사망하면 공소권이 없어진다. 수사가 끝났음에도 수사 목적으로 관련 자료를 받았다면 그 이유와 배경이 무엇인지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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