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호황을 탄 SK하이닉스가 28일 추가 주주환원안을 내놓는다. 키옥시아 투자 수익까지 동원한 발표가 예상되지만 용인·호남 클러스터 등 설비투자가 줄줄이 남은 데다 솔리다임 상장도 철회돼 회사가 내놓을 환원책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SK하이닉스 M16 전경./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추가 주주환원책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불어난 현금에 해외 지분 매각 차익까지 재원으로 거론되면서 규모가 한층 커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그러나 대규모 설비투자가 예정된 데다 솔리다임 상장까지 중단돼 주주환원 확대와 미래 투자재원 확보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8일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 8월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주주환원 기준을 기존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하고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은 지난 21일 예정보다 한 달 일찍 마쳤으며 다음 달 5일 전량 소각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직전 발표를 웃도는 규모의 환원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FCF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공장을 짓거나 생산장비를 구매하는 데 쓴 설비투자를 제외한 금액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의 FCF를 140조~240조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50%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70조~120조원에 이른다.

FCF 외 별도 재원을 활용할지도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지분 매각 차익 일부를 특별배당 재원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키옥시아는 SK하이닉스가 2018년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한 일본 반도체 기업으로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해 지분 매각 차익은 약 20조원으로 추산된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영업활동이 아닌 투자활동으로 분류돼 FCF에 포함되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 기대에 부응하면서 미래 투자재원까지 확보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는 생산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본격화하면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늘더라도 FCF는 줄어 주주환원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FCF 외 별도 재원까지 큰 규모로 주주들에게 돌려주면 향후 설비투자에 사용할 자금이 줄어든다.



투자 부담이 가장 큰 곳은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총 600조원을 들여 반도체 생산시설(팹) 4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2월 첫 클린룸을 여는 1기 팹은 건설비로만 31조원이 투입된다. 당초 9조4000억원이었던 투자액은 클린룸 면적 확대와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한 후속 투자가 더해지면서 세 배 넘게 늘었다. 클러스터 완공 시점도 기존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앞당기면서 설비투자 부담이 커졌다.

다른 생산시설 확충도 병행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미국 인디애나주에 40억달러(약 5조3000억원) 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팹 건설에 착수했다. 국내에서 생산한 D램을 HBM 완제품으로 만드는 시설로 2029년 첫 양산이 목표다. 내년 2월에는 총 19조1000억원이 투입되는 청주 M17 팹이 착공에 들어간다. 호남에 4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도 추진하고 있어 향후 투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에는 솔리다임 상장 추진까지 중단되면서 SK하이닉스의 투자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미국 낸드플래시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신규 생산시설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미국 증시 상장과 상장 전 투자유치를 검토했지만 지난 23일 중단했다. 회사는 자본시장 여건 등을 이유로 들었으나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논란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외부 자금조달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기대에 걸맞은 주주환원 규모와 함께 대규모 투자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보여줘야 한다"며 "이번 발표가 주가 반등의 마중물이 될지, 주주들의 실망을 키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