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주당이 11월3일(현지시각)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선 득실이 갈린다. 안보에선 주한미군 감축 압박을 덜 수 있지만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을 놓고는 의회의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 경제에선 대미 투자 압박이 줄어들고 보조금은 지킬 수 있어도 관세 압박까지 걷히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외신 등을 종합하면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6일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상원 다수당도 사정권에 들어왔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 조사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율이 34%(등록 유권자 기준)로 1946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33%) 이후 중간선거 직전 최저였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는 '블루 웨이브'(Blue Wave)가 실현되면 미 의회는 주한미군 감축을 막는 방패가 될 전망이다. 의회는 국방수권법(NDAA)으로 주한미군을 2만8500명 아래로 줄이는 데 예산을 쓰지 못하게 했다. 민주당은 이 빗장을 더 단단히 걸 공산이 크다.
반면 핵잠은 미 의회의 깐깐한 검토를 피하기 어렵다. 핵잠 연료 도입도, 우라늄 농축·재처리 허용도 의회의 손을 거친다.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 등 4명은 1월30일 비확산을 이유로 한국의 농축·재처리를 계속 막으라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경제에선 대미 투자 불확실성이 줄어들 전망이다. 세액공제·보조금과 관련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표 입법 성과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감세법으로 IRA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앴고, 반도체법 폐지를 주장했다. 민주당이 하원만 가져가도 한국 배터리 기업이 받는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등 남은 보조금 삭감 시도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관세 협상에서 약속한 3500억달러(약 463조원) 대미 투자도 다시 따져볼 여지가 생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30일(현지시각) 한국 정부가 확정하지 않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까지 투자 대상으로 일방 발표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선거가 끝나면 알래스카는 원점에서 다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를 놓고는 민주당이 물가·공급망 불안을 이유로 청문회·입법 등으로 제동을 걸 수 있다. 그러나 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우회 전략을 여전히 구사하고, 오히려 행정명령을 더욱 활용해 상대국들을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현안이 의회 손에 달린 만큼 한국 입장에선 백악관뿐 아니라 의회까지 설득해야 한다는 부담도 생길 전망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행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우리 이해관계를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며 "의회에서는 민주당이 부각된 만큼 네트워크를 더 늘려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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