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외 해킹 공격이 잇따르자 '사이버 보안 차르' 기구 구성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차르는 러시아 황제를 뜻하는 말로, 정책 분야에서는 특정 현안을 총괄·조정하는 컨트롤타워를 가리킨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인공지능의 발달로 해킹 기술이 날로 지능화, 고도화, 일상화되면서 기존의 점검과 사후 대응 중심의 보안 체계가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그는 "얼마 전에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마저 해킹 조직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으로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바이낸스에서 약 63억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 가상자산이 탈취된 사건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는 배후로 북한 해킹 조직을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일상은 물론 국가 경제와 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된 사이버 보안 위기에 맞서 종합적인 예방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공공과 민간 영역을 아우르는 범정부 차원의 대책 기구 설치 논의도 필요하다"며 "흩어져 있는 보안 기능을 총괄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사이버 보안 차르 기구 구성을 적극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보안은 국가정보원이 공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민간 분야를 나눠 맡는다. 두 기관이 각각 시설 관리기관의 보호대책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구조다. 이에 국가사이버안보청 등 범부처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정원은 금융권 해킹 사고를 계기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2100여개 기관에 긴급 보안점검을 요청했다. 과기정통부도 지난달 말부터 민간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170여곳을 관리하는 111개 기관의 보안 취약점을 점검하고 있다.

이날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순방단 168명의 여권번호 등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노출된 데 대해 해킹이 아닌 유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상자 전원의 여권 재발급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