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양증권은 외부 그룹웨어 솔루션 해킹으로 31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한양증권


국내 증권사에서 잇따라 해킹 피해가 발생하며 투자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금융 거래에 활용될 수 있는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까지 유출된 정황이 파악되면서 주식과 투자 자금까지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양증권은 외부 그룹웨어 솔루션에 대한 비정상적인 접근으로 고객과 임직원 포함 총 31건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출된 내용에는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 뿐 아니라 주민등록번호와 운전면허번호, 계좌번호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6일 대신증권에서도 고객 3만849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됐다. 유출 정보에는 입출금 계좌번호, 종합계좌번호 등이 포함됐다. 해킹 사고로 금융 거래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까지 유출되면서 투자자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이 곧바로 고객 주식과 투자자 예탁금 피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내 증권시장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고객 자산을 분리해 보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은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별도로 관리된다. 증권사는 투자자별 보유 종목과 수량 등을 투자자계좌부에 기록하고 한국예탁결제원은 고객 예탁분을 구분해 관리한다.

투자자예탁금도 증권사 고유재산과 분리해 한국증권금융에 별도로 예치·관리한다. 업무용 시스템이나 외부 연계 서버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로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금융에 별도로 관리되는 주식과 자금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우려되는 부분은 유출된 정보를 악용한 2차 피해다. 유출 정보를 이용해 증권사 직원을 사칭하거나 가짜 금융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해 금융거래에 필요한 정보를 추가로 빼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투자자 계좌가 무단으로 이용되거나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도 2차 피해 가능성을 경고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6일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등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융사에는 개인정보 유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담 상담창구 운영과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유출된 개인정보를 악용한 비대면 대출과 계좌 개설, 고액 이체 등 고위험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과 추가 본인확인을 강화하도록 했다. 투자자는 금융회사를 사칭해 비밀번호나 인증번호를 요구하는 연락에 주의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메시지의 인터넷 주소에 접속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공격이 고도화하는 만큼 금융회사 자체 보안 강화 뿐 아니라 당국 차원 통합적인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로 사이버 공격이 고도화하는 만큼 금융권 전체의 위험 관리 상시적인 보안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원정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사이버 위협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규제 체계와 보안 정책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