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빔밥에서는 여러 나물 중 하나, 육개장에서는 국물 맛을 받쳐주는 부재료, 삼겹살을 구울 때는 불판 한쪽을 채우는 곁들이. 한국인에게 친숙한 고사리는 오랫동안 음식의 주인공 자리를 얻지 못했다. 참기름과 간장에 볶아 명절 상에 올리거나 국·찌개에 깊은 맛을 더하는 보조 역할에 머물러 왔다.
변화의 축은 제주에서 출발한다. 봄비 뒤 올라오는 고사리를 뜻하는 '고사리 장마'와 과거 '고사리 방학'이 존재했을 만큼, 제주에서 고사리는 삶과 밀접했다. 돼지고기 육수에 고사리를 넣고 메밀가루를 푼 '고사리 육개장'은 고사리가 요리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대표적 향토 음식이다. 최근 외식 시장에서는 이 고사리를 파스타, 샌드위치, 딤섬, 칼국수의 주재료로 내세우는 시도가 활발하다. 특유의 구수한 풍미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채식 및 한식 재해석 열풍과 맞물려 요리의 중심에 섰다.
면서울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서 백수저 셰프로 출연한 김도윤 셰프가 선보이는 자가제면 전문점이다. 이곳은 유기농 통밀과 녹두, 백태 등 다양한 곡물을 직접 제분해 화학 첨가물 없이 면을 만든다.
고사리를 주재료로 내세운 '넙적고사리면'은 이곳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메뉴다. 넓고 두툼하게 뽑은 면에 숙성 된장으로 간을 하고 국내산 고사리와 유기농 김가루를 더한다. 전통적인 소면 틀에서 벗어나 면의 굵기와 형태를 변주함으로써 씹는 맛과 고사리의 풍미를 극대화했다. 저온 압착 생들기름을 더한 '생들기름면'과 한우 다짐육을 넣은 '골동면'도 인기 라인업이다.
더 로츠(DE ROTS)

한옥 골목과 현대적인 외식 공간이 공존하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문을 연 화덕 샌드위치 전문점이다. 이탈리안 조리 기법에 한식 식재료를 접목해 매일 구워내는 화덕 빵 샌드위치를 선보인다.
시그니처 메뉴인 '더 로츠 화덕 샌드위치'는 트러플 오일에 구워낸 고사리와 버섯, 바삭한 베이컨, 영양 부추를 조합한 메뉴다. 한식 밥상에서 나물 반찬으로 익숙했던 고사리를 샌드위치의 주재료로 내세운 점이 흥미롭다. 비건 옵션도 선택할 수 있다. 볶음김치를 더한 '김치 독 화덕 샌드위치'와 순두부 토마토수프도 독특한 선택지다.
카페 고사리 익스프레스

서울 중구 신당동 서울중앙시장에서 식물성 면 요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고사리 익스프레스'의 두 번째 공간이다. 홍콩의 대중적 식당 문화인 '차찬탱'(茶餐廳)을 채식으로 재해석했다.
고사리 페이스트와 채수로 만든 '고사리 클래식 온면', 고사리 버터에 참깨 페이스트와 트러플 오일을 조합한 '고사리 버터누들' 등 면 요리를 다채롭게 구비했다. 고사리로 속을 채운 '고사리 샤오롱빠오'와 감자·고사리를 넣은 '고사리 빠오즈' 등 딤섬류까지 고사리의 활용 범위를 확장했다.
제주고사리닭칼국수 시콜

경기 수원 광교에 자리한 제주식 고사리 닭칼국수 전문점이다. 현무암 돌담과 처마를 살린 외관 속에서 제주 향토 식재료인 고사리와 닭고기를 접목한 보양식을 낸다.
대표 메뉴인 '제주고사리닭칼국수'는 10시간 동안 우려낸 육수에 직접 반죽하고 제면한 칼국수, 한라산 고사리, 닭고기를 넉넉하게 담아낸다. 면에는 별도의 첨가물을 넣지 않으며 육수는 매일 새로 끓여 당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닭고기는 프랑스식 콩피(Confit) 기법으로 저온 조리 후 그릴에 구워 촉촉함과 풍미를 살렸다. 백옥찰벼 찹쌀 누룽지를 남은 육수에 적셔 먹는 구성도 차별점이다.
%EA%B5%90%EC%B2%B4.jpg)
![[시대포럼] K컬처가 연 'K라이프스타일' - 이승진 무신사 부사장](https://i.ytimg.com/vi/FSgHhLOndps/maxresdefault.jpg?width=1920&quality=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