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한국시간) 니카라과에서 개막하는 2026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3세 이하 한국 야구대표팀./CJ제일제당


야구 기자 출신으로 프로야구단 사장을 지낸 이태일(프레인스포츠 부사장) 단장이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중남미 니카라과에 입성했다. 대표팀은 오는 7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제6회 WBSC U-23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1982년 서울 잠실에서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와 한대화의 홈런으로 처음 세계 정상에 오른 세계야구선수권이 이 대회의 뿌리다. 40여 년 전 그 장면을 보며 야구를 가슴에 품었던 고교생이, 다음 세대 대표팀을 이끌고 세계 무대에 선다.

이 단장은 "야구 기자, 프로야구단, 스포츠산업계에서 36년 쌓아온 커리어를 국가대표팀에서 경험해 볼 수 있어 소중하고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6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3세 이하 한국 야구대표팀의 이태일 단장./이태일


KBO 수습기록원으로 야구계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주간야구와 중앙일보에서 야구 기자로 활약했고 기자로는 처음 1994년 LA 다저스 인턴십을 거치며 메이저리그를 현장에서 배웠다. 2001년부터 10년간 연재한 칼럼 '인사이드 피치'로 야구팬들에게 주목받았다. 네이버 스포츠실장을 거쳐 2011년 NC 다이노스 초대 사장에 올라 2017년까지 신생 구단의 기틀을 닦았다. 구단의 모토 '거침없이 가자'도 그의 작품이다. 이후 프로야구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대표를 지냈고, 지금은 스포츠마케팅사 프레인스포츠 부사장을 맡고 있다. KBO 총재 자문위원, 야구 명예의 전당 선정위원이며 재단법인 박찬호장학회 이사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2년마다 여는 대회로, 12개국이 두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한국은 B조에서 쿠바, 일본, 베네수엘라,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차례로 맞붙는다. 7일 쿠바전을 시작으로 닷새 연속 경기를 치르고,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12일부터 A조 상위 3개 팀과 슈퍼라운드를 벌인다. 메달 결정전은 16일에 열린다.

한국 선수단 24명은 프로와 상무 소속 21명, 대학생 3명으로 구성됐으며 20~23세 유망주가 중심이다. 한화의 유민·원종혁, 키움의 어준서 등이 프로 1군 무대를 밟아봤다. 이연수 성균관대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다. 이 단장은 "우리 팀은 프로 선수가 주축이고 대학 감독이 이끄는 특별한 팀"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대회 우승팀인 일본이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로 꼽힌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2022년과 2024년 일본에 각각 0-3, 1-2로 졌다. 일본은 프로야구기구(NPB) 주도로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브랜드 아래 연령별·성별 대표팀을 한데 묶어 관리한다.

반면 한국은 프로 대표팀은 KBO가, 아마추어 대표팀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따로 맡는다. 올해 한국은 WBC 8강, 아시안게임 금메달, 18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거뒀지만, 대표팀을 꾸준히 관리할 통합 체계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프로 구단 경영과 아마추어 대표팀을 모두 경험한 이 단장이 주목받는 이유다.

니카라과는 한국 야구팬에게 낯설지만 '메이저리그의 전설' 로베르토 클레멘테와의 사연으로 알려져 있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라티노 선수인 클레멘테는 1972년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니카라과에 구호품을 전하러 가다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현지에는 봉제·의류업에 종사하는 교민 500여 명이 살고 있고, 주니카라과 한국대사관은 교민 환영 행사와 현지 응원을 준비했다.

이 단장은 이번 대회를 '경기 이상의 무대'로 봤다. "한국야구의 위상과 인기도 K팝과 음식, 뷰티처럼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베이스볼'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국제 협력을 넓힐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