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텍 홈페이지 캡처


반도체 패키징 기판업체 심텍이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부가 기판 판매 확대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2028년 이후 수요 확대에 대비해 3800억원 규모 시설투자에도 나선다. 고객사 주문이 확정되기 전 생산능력을 먼저 늘리는 결정이어서 수요가 기대만큼 뒷받침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심텍이 최근 공시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5359억원, 영업이익은 101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매출이 4.2% 느는 동안 영업이익은 61.8%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721.6% 뛰었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건 AI 서버용 메모리 모듈에 쓰이는 소캠(SOCAMM) 관련 기판과 시스템반도체용 기판의 납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3분기 소캠 관련 매출은 56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5%, 시스템IC용 제품 매출도 946억원으로 24% 증가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텐팅 기판 매출은 22% 줄었다.

소캠은 AI 서버에 사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저전력·고속 메모리 모듈이다. 기존 서버용 메모리 모듈보다 작은 공간에서 높은 성능과 전력 효율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된다. 텐팅과 MSAP(미세회로 제조공법)는 기판에 회로를 새기는 공법이다. 텐팅은 범용 공법이고, MSAP는 같은 크기 기판에 더 가는 회로를 촘촘히 넣을 수 있어 고부가 제품에 주로 쓰인다.

심텍홀딩스 관계자는 "올해 3분기 MSAP(M7) 기판과 소캠 관련 제품의 매출이 늘었고 가동률도 개선됐다. 제품 구성 변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고부가 제품의 매출 증가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심텍은 소캠 관련 매출이 4분기 98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소캠 모듈용 기판과 소캠용 MCP 기판의 연간 매출은 각각 1475억원, 659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시험 공급 단계였던 소캠 제품은 올해 2분기부터 공급 물량이 늘기 시작했다. 회사는 내년 소캠 시장이 올해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텍은 고부가 기판의 수요 확대에 대비해 생산시설을 확충한다. 지난 8월 소캠 모듈용 기판과 고다층 MSAP 기판의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274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지난 3일에는 충북 청주에 생산·물류시설과 사무공간을 확충하는 데 1054억원의 추가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투자는 각각 2027년 말과 2028년 8월까지 진행된다. 1054억원은 내부유보자금으로 충당한다. 2742억원은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식과 시점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심텍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보유한 생산능력으로도 향후 몇 년간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2028년 이후에는 추가 생산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3800억원 규모의 투자는 현재 생산능력 부족을 메우기보다 고객사의 중장기 수요 확대를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이 최종 고객과 장기 공급계약(LTA)을 늘리면서 심텍의 기판 공급 물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실제 주문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부담도 남아 있다.

이 관계자는 "올해 1월을 저점으로 9~10월까지 수주가 꾸준히 늘었다. 고객사가 수요 전망을 제시하지만 이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어 실제 물량은 주문이 들어와야 확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텍은 1987년 설립된 충북전자를 모태로 하는 반도체·통신기기용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다. 2015년 인적분할을 통해 제조사업을 맡는 현 심텍과 지주회사 심텍홀딩스로 나뉘었다. 신설 심텍은 같은 해 8월 코스닥시장에 재상장했다. 지난 10월8일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 30.53%를 보유한 심텍홀딩스다. 창업주 전세호 회장은 이 지주회사 지분 36.8%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