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급 세단을 선택하는 기준은 까다롭다. 편안한 승차감과 정숙성은 기본이고 주행 성능, 첨단 기술, 실내 공간, 편의성까지 어느 하나 부족해서는 안 된다. BMW가 4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선보인 '더 뉴 BMW 7시리즈'는 이 같은 조건을 두루 갖춘 '육각형 플래그십'에 가까웠다. 직접 운전대를 잡아보니 화려한 기술보다 이를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세심함이 더 인상적이었다.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경기 가평 일대까지 더 뉴 BMW 7시리즈를 시승했다. 신형 7시리즈는 7세대 모델의 부분변경 차량으로 외관부터 실내, 디지털 시스템, 주행보조 기능까지 폭넓은 변화를 거쳤다. BMW의 차세대 모빌리티 비전인 '노이어 클라쎄'를 기존 대형차 라인업에 처음 적용한 모델이기도 하다.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BMW 특유의 대형 키드니 그릴이다. 크고 과감한 디자인 탓에 온라인에서는 '콧구멍'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지만 실물의 인상은 달랐다. 처음에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그릴도 자꾸 보다 보니 제법 멋스럽게 다가왔다. 얇아진 그릴 윤곽과 분할형 헤드라이트가 어우러지면서 대형 세단 특유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주행에서 가장 먼저 체감한 것은 정숙성이었다. 어댑티브 2-액슬 에어 서스펜션이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했다. 차체의 움직임도 안정적이었다. 플래그십 세단에 기대하는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하면서 운전자가 직접 차를 모는 즐거움도 놓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BMW 심바이오틱 드라이브'였다. 일반적으로 주행보조 시스템이 작동하는 도중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기능이 해제돼 다시 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신형 7시리즈는 운전자가 제동에 개입하더라도 보조 기능이 즉시 해제되지 않았다. 운전자가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차량의 도움을 받는 방식이다. 자동차가 운전을 대신하기보다 운전자와 협력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주차 과정에서도 첨단 기술의 편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주차공간을 찾는 단계부터 실제 주차까지 지원한다. 차량에 탑승하거나 내릴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버튼을 누르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데 주변 사람이나 장애물을 감지해 충돌하지 않는 범위까지만 움직인다. 주차공간이 좁은 국내 환경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실내 디지털 기능은 직관적인 사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7시리즈에 처음 적용된 티맵 기반 한국형 BMW 내비게이션은 국내 운전자에게 익숙한 화면과 안내 방식이 장점이다. 새로운 운영체제 X를 기반으로 한 BMW 파노라믹 iDrive 역시 필요한 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뒷좌석에서는 플래그십 세단의 또 다른 매력이 드러났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31.3인치 8K BMW 시어터 스크린은 화면 전체를 터치로 조작할 수 있다.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사용할 만큼 직관적이었다. 영상 감상을 넘어 화상회의와 노트북 연결까지 지원해 이동 중 업무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뒷열은 항공기 퍼스트클래스의 안락함을 구현하려는 BMW의 노력도 엿보였다. 리클라이닝 기능을 이용하면 등받이가 최대 43도까지 젖혀지고 레그레스트를 펼쳐 한층 편안한 자세로 쉴 수 있다. 단순히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탑승자가 이동 중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한 인상이었다. 특히 버튼 조작만으로 4개 문이 동시에 자동으로 열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신형 7시리즈는 가솔린 1종과 순수전기 3종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740 xDrive가 1억6190만~1억7920만원, 전기차 i7이 1억6990만~2억3500만원이다. 향후 디젤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도 추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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