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다. 내 나이 이제 마흔하고도 일곱이다. 누군가 그랬다. 47세(남자 나이)가 최고의 전성기라고. 그럴 것이다. 그러니 어쩌랴. 꿈과 희망을 새해에는 내 가슴에 파랗게 가득 담고자 한다. 그리고 종이와 펜을 꺼내들어 그것들을 아주 리얼하게 그려내고자 한다.

 

왜 그러냐고? 이유라야 소박하다. 아니다. 공식이 간단하다. 누군가 말했듯 꿈이란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R=VD)는 것을 나는 이미 확신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의미로 이노디자인 김영세 사장의 좌우명은 참고할 만하다. 아, 글쎄 좌우명이 미래에 미리 가 본다라고 한다. 이만 하면 그가 잘 나가는 이유를 우리가 알만하지 않는가.

 

또 있다. 그가 디자인한 아이리버 펜던트(목걸이)형 MP3플레이어는 150만개나 팔렸다. 한마디로 장사는 대박쳤다. 다음의 내용을 살펴보자. 그러면 대박의 비밀이 무엇인지 그 정체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필재·유승렬이 지은 책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부키刊)에는 이렇게 씌어져 있다.

 

그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로 활동할 때였다. 서울에 출장을 와 압구정동 스타벅스에 앉아서 지나가는 젊은 세대를 관찰했다.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도 하나같이 검은색의 못생긴 MP3플레이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목걸이형으로 디자인해 거기에 이어폰 줄을 집어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다음 문장이 중요한(?) 대목이다. 그는 냅킨을 펼쳐 스케치를 시작했다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기억했다가 아니라 기록했다(述)는 의미와 상통한다. 다를 바 없다. 코오롱그룹에서 해결사로 통한다는 배영호 사장은 또 어떠한가. 그는 술술(酒述)의 전형적인 롤 모델이나 마찬가지다. 다음 내용을 꼭 참조하자. 그러면 왜 그런 것인지 알 수 있다.


 

그가 공장장으로 있던 구미 공장 노조는 당시 강성으로 이름이 높았다. 부임 초기 노조원들이 공장장실을 점거하고 철야농성을 벌였다. 신참 공장장 길들이기였다. 그는 넥타이를 풀고 양말 바람으로 진을 치고 있는 노조원들 틈에 앉았다. 손에 소주병이 들려 있었다.


그렇다. 문제 해결은 술(酒)에서 시작됐고 첫단추였던 셈이다. 책에 따르면 배 사장은 메모광이란다. 이윽고 그의 수첩은 일종의 매뉴얼이다라고 소개한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배 사장은 메모광이다. 그의 수첩은 일종의 매뉴얼이다. 크고 작은 회의의 안건, 업무 지시에 공장 간 날짜도 적는다. 공장 방문 주기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해외출장 준비물을 적은 면엔 명함, 때수건, 여분의 안경과 더불어 효자손이라고 씌어져 있고 노래방에서 부를 노래들도 상황별로 적혀 있다. 그가 한번도 생신선물을 잊은 적이 없다는 고모·고모부의 생일도 표시돼 있다. 경북 김천에서 자란 그가 서울대 섬유공학과에 다니는 동안 얹혀 지낸 고마운 분들이다.

 

승자는 씌어져, 혹은 적혀라는 말에서 벅찬 희열을 느낄 것이다. 반면에 패자는 김천, 서울대 같이 지연과 학벌에 놀라고 좌절할지도 혹여 모를 일이다. 아니면 이건 남자들 세계에 무릇 해당한다고 여자들이 말할지도 몰라서 내친김에 하나 더  술(述)의 힘을 또 하나 들어 소개하고자 한다.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사장은 여자이고 아내이고 며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과 가정에서 모두 성공한 모범적인 케이스다. 그녀는 타고난 커뮤니케이션 능력 때문에 20대에 부장을 달았고, 40대에는 기업의 스타인 이사,  CEO가 되었다는 얘기가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피면 그녀의 능력은 술(述)에서 운과 능력이 생겨난 것을 자세히 볼 수 있다. 다음이 그 내용이다.

 

“외국사람의 긴 이름도 잘 기억하는 편입니다. 얼굴과 이름도 잘 매치시키죠.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순발력도 있는 편이에요.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교수를 꿈꿨던 사범대 재학 시절부터 교수법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래서 일찍부터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알았죠.

 

이 내용만 보고 패자는 머리가 좋구나하고 성급하게 판단할지도 모른다. 반면에 승자는 과연 어떻게 처신할까. 책에는 다음의 문장을 이렇게 적고 있다. 그대로 소개한다.

 

그는 명함을 받으면 그날 중 명함 여백에 만난 날과 용건을 적어 정리한다. 이 때 한번 더 보는 것이 상대방을 기억 속에 입력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 명함을 받은 후의 행동(?)이, 습관이 그가 진짜 잘 나가는 이유다. 성공한 비밀의  실체다. 그러니 왜들 술(酒)을 마시려고 하고, 왜들 술(述)하려고 하는지 우리는 배워야 한다. 시크릿이 별건가. 나(我) 하고는 사소하게 다른 너(汝)의 차이점이 비밀이라는 시크릿이다.

 

자기계발에 목술 걸고 인생과 비즈니스에서 모두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리는 승자와 패자의 간격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배워야 한다. 그것은 사소한 차이가 비롯된 것이다. 그리하여 세월이 흐르는 만큼 격차가 더 벌어진다. 그렇다. 때문에 습관이 중요하다. 습관이 들고 안 들고의 무서움이란, 이를 말함이다. 그런 거다.


내 인생이 도대체 왜? 술술 풀리지 않는가. 술(酒)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술(述)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왜? 술술 풀린다라고 항간에서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는가?


옛말에 허물을 고치는 데 인색하지 말라(개과불린·改過不吝)고 했다. 그런데 이를 무시했기 때문에 그런 거다. 또 눈여겨보지 않아서다. 마음이 없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실체(?)가 보이지 않는 거다. 그런 거다.


사람은 술(酒) 한잔에도 금세 마음이 바뀐다. 해서 이랬던 내가 저랬다는 네가 된다. 이를 두고서 나는 마음의 성형수술이라고 표현한다.


사람은 술(述) 때문에 기억이 생긴다. 메모하자. 이것을 나는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는 유일한 정신치료법이라고 말하겠다.


안 된다라고 쓰면 안 되는 인생이 되고, 된다고 적으면 되는 인생으로 차츰 바뀌는 법이다. 그런 거다.


생의 지혜와 통찰의 안내서라고 할 수 있는 <사기(史記)>를 지은이가 누구던가. 사마천(司馬遷)이다. 그의 이름을 모르는 성인은 없을 거다. 하지만 그가 나이 47세에 인생의 막장이라고 할 수 있는 사형을 선고받았고, 이윽고 48세에 궁형을 받았다라는 역사적 사실은 잘 모를 것이다.


만약에 말이다. 그 나이에, 남자로서 가장 치욕스런 형벌인 궁형을 당하고 삶과 꿈과 희망을 중도에 포기했더라면 오늘날 불멸의 중국 역사서 <사기>는 역작으로 과연 탄생할 수가 있었을까.


사마천, 그는 자신의 불운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화위복하는 행운으로 바꿨던 위대한 인물이었다. 그랬기에 나는 그를 기억한다. 사랑한다. 그리고 일면식 없는데도 존경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 나이 47세가 되는 2010년을 최고의 전성기로 나는 환영하며 맞고자 한다. 왜냐하면 술(酒)도 조금 마실 줄 알고, 술(述)도 습관으로 키웠으니 술술 풀린다고 자기최면을 걸어두었기 때문이다. 하하하, 내가 되는지, 안 되는지 독자 여러분이 관심을 갖고서 두고 보시라. 2010년을 맞으면서 독자에게 전하는 나의 메시지는 이렇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술술(酒述) 모든 게 풀리는 한해가 되세요. 그러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