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눈을 맞추며 수다 삼매경에 빠진 일식 주방장. 손님의 이야기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때로는 맞장구를 쳐주면서도 그의 손은 쉴새 없이 움직인다. 한참 수다를 떨다 보면 주방장이 식탁 위에 턱턱 스시를 하나씩 올려준다. 방금 주방장에게 건네 받은 스시는 약간의 미온이 남아 있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어디에 앉더라도 주방장과 눈을 맞출 수 있는 거리. 주방장이 손님을 한눈에 보면서 스시를 쥐기 딱 좋은 규모 10석 안팎의 바 테이블. 규모는 작지만 맛이나 서비스만큼은 최고를 지향하는 여의도 스시집 미치루 스시다.



여의도 KBS 별관 근처 상가 건물에 위치한 미치루 스시는 간판이 길가에 붙어있지 않다. 건물 안쪽에 깊숙이 숨어있기 때문에 유심히 찾아야 한다. 하지만 찰 만()자가 입구에 동그랗게 붙어 있으니 찾기에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다. 이 집의 이름인 ‘미치루’ 역시 일본어로 넘치다’라는 뜻이다.



메뉴는 코스메뉴로만 판매가 되는데 3만원이 기본이다. 1인당 스시 12피스를 기본으로 사람에 따라 양이 모자라다 싶으면 몇개를 더 쥐어주기도 하고 좋아하는 재료를 슬쩍 더 얹어주기도 한다. 이 집의 주인이자 주방을 도맡고 있는 주방장은 손님들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손님과의 수다는 중요하다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맛을 좋아하는 사람인지에 따라 그때그때 스시의 종류를 달리해서 내놓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니 쉽게 말해 이 집의 코스 메뉴는 정해진 메뉴 구성이 없다. 그날그날 생선의 신선도와 계절, 손님의 취향에 따라 주방장이 그 자리에서 메뉴를 정하고 손님 앞에 바로 스시를 건네 준다.


주방장이 가르쳐 준 스시 맛있게 먹는 팁 하나. 보통 스시는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땐 젓가락을 사용하는 게 예의고, 주방장을 가운데 두고 마주보는 바 테이블에 앉으면 손으로 먹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주방장이 손으로 쥐어 준 스시를 다시 손님이 손으로 턱 받아 먹으면 왠지 친근한 느낌이 더 드는 것만 같다.




스시용 회는 꽤 두툼한 편이다. 고객들이 ‘밥은 적게 회는 크게’를 많이 원한단다. 스시는 원래 기름기가 적은 것에서 많은 것으로, 담백한 맛에서 진한 맛으로 옮겨가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주방장은 이 순서를 고려하며 그때그때 적당한 종류의 스시를 내어주는 것은 기본. 기름기가 적당히 도는 회는 입 안에서 구수한 맛을 가득 내며 씹는 맛 또한 일품.



그러나 진짜 맛있는 스시가 되려면 밥맛도 중요하다. 꼬들꼬들 약간 감칠맛이 돌면서도 주방장 손의 온기가 남아있는 이 집의 스시밥은 그야말로 꿀맛. 주방장에게 회 말고 밥도 많이 쥐어달라고 부탁하면 주방장이 밥과 회의 양을 적당히 조절해서 주기도 한다.



4만원 코스에는 12피스 중에 참치 뱃살과 아가미가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며 점심시간에는 짜라시스시도 판매한다. 일본어로 뿌리다라는 뜻의 찌라시스시는 밥 위에 스시를 흩뿌려놓은 덮밥 형태의 스시로 가격은 2만원이다.



위치 : 여의도 KBS 별관 옆, 인도네시아 대사관 맞은 편 경도빌딩 1층

영업시간 : 11:30-22:30 연락처 : 02-761-4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