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2010년 경인년을 맞아 남산시대를 열었다. 롯데카드는 지난 1월4일 본사 사옥을 삼성동에서 남대문 롯데손해보험빌딩으로 옮겨 새 업무를 시작했다.

 

박상훈 롯데카드 대표는 이날 신년사에서 “남산에서 명실상부한 선도카드사 진입의 꿈을 이루자”며 남산시대 개막을 알렸다.




롯데카드는 실제로 남산시대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사옥 이전과 함께 제2의 도약에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각오다.

 

지난 2002년 말 롯데에서 동양카드를 인수할 당시 회원수는 30만명, 경영은 1500여억원의 적자상태였다. 하지만 2009년 말, 마지막 삼성동 시대의 롯데카드는 900만명의 회원에 연간 2000억원을 웃도는 순이익(추정치)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통합 마케팅 활동은 롯데카드만의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며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보수적이라는 그간의 평가가 무색할 만큼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롯데카드의 이런 변화는 박상훈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박 대표는 ‘변화-끊임없는 새로운 시도’를 핵심 경영가치로 내걸고 틈만 나면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임직원들을 리드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방식으로는 선발회사들과 경쟁할 수 없다', '견고한 카드시장의 경쟁구도를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싸움 방식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박 대표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두가지 전략을 펼쳤다. 지역특화 마케팅과 DC 성씨 마케팅이 그것.

지역특화 전략이란 이미 선발카드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전국 단위 마케팅에 주력하기보다는 각 지역별 특화 서비스 전략을 통해 실속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즉 ‘우리나라 시장은 각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는 접근이 아니라 ‘각 지역이 모이면 전국시장이 된다’는 발상의 전환이자 우회전략인 셈이다.


롯데카드는 지역공략의 첫 타깃으로 그룹 연고지인 부산을 선택했다. 지난해 2월28일 부산지역 최초로 후불교통카드 서비스가 탑재된 부산지역 특화카드를 출시하고, 유료도로 후불결제 서비스 등 부산시민을 위한 특화마케팅을 전개했다. 전략이 주효해 카드 출시 9개월 만에 45만명에 이르는 회원을 확보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는 2009년 말 기준 부산광역시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30%에 이른다.

당시 롯데카드는 전속모델인 김아중과 함께 롯데자이언츠의 로이스트 감독을 모델로 내세우고 부산지역에 한정한 텔레비전, 라디오, 인쇄매체 광고를 집중 전개했다. 이 같은 차별적인 마케팅으로 단숨에 부산지역 후불교통카드시장을 석권했다.


롯데카드는 부산에 이어 대전, 광주, 제주, 포항, 울산 등에서도 지역시장에 맞는 후불교통카드 서비스, 지역특화카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지방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하나의 특화 전략은 바로 ‘DC플러스카드’다. 박 대표의 대표작이 된 DC플러스카드는 지난해 6월 말 출시 후 6개월 만에 60여만매가 발급됐다.


모든 롯데 매장에서 추가 할인 서비스가 제공되는 DC플러스카드의 성공 이후 롯데카드는 주요 필수 생활업종에서 최대 10%를 할인해 주는 ‘DC스마트카드’,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대 10%를 할인해주는 ‘DC클릭카드’ 등 이른바 ‘DC 삼총사’를 출시해 전 생활영역에서 할인 혜택을 담은 상품라인을 구축했다. 출시되는 카드마다 실속 있는 혜택이 입소문을 타며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DC카드의 광고 전략은 기발했다. DC카드의 ‘디씨’를 본관이 대한민국인 ‘대한민국 디氏’로 창씨, 의인화해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각기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과 성씨를 연결해 보여준 다음 “혹시 디씨 아세요?”라는 멘트로 주목받았던 티저광고에 이어 ‘대한민국 DC송’을 제작, 뮤직비디오 형식의 광고로 내보냈다. 롯데카드의 메인모델인 김아중과 함께 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또 다른 주인공 고길동이 티저광고에 이어 새 광고에도 함께 출연해 둘리를 보고 자란 기성세대의 관심을 이끌었다.

 

롯데카드의 성씨 마케팅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강조하거나 이미지 전달에 주력하는 기존 광고 스타일에서 탈피해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과의 소통창구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고 및 뮤직비디오 제작, 소책자 발간, 전용 사이트 개설, 거리 퍼포먼스, 추석 프로모션 진행 등 폭넓은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 활동을 통해 신용카드의 혜택을 흥미롭게 전달했다.

 



↑롯데카드가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 12월11일 점심시간에 '팝콘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 박상훈 대표는 직접 팝콘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팝콘데이 행사는 직원들이 무료로 팝콘을 받아 그 동안 얘기를 잘 나누지 못했던 직장동료나 상사에게 건내며 소통의 기회를 가지자는 의미의 사내 프로그램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0월부터 신용카드 사용액 기준 시장점유율도 5위로 올라섰다. 롯데카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회사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박 대표의 빠른 의사결정과 현장 중시, 소통 경영이 일상화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사내 임직원들의 분위기가 고조돼 있는 상태다.

 

남산에서 새롭게 출발한 롯데카드는 이제 두번째 도약을 준비 중이다. 기존 삼성동 본사에서는 사무실 부족으로 함께 하지 못했던 신사업추진, 개발업무, 카드심사 관련 부서가 한 건물에 입주해 업무효율화는 물론 신사업 추진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룹 내 금융계열사인 롯데손보와 함께 빌딩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업무제휴 및 공동마케팅도 더욱 원활해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는 롯데카드가 2010년에 또 어떤 이슈로 신용카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