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향기가 물씬한 4월을 앞두고도 투자자들 마음은 여전히 움츠러들고 있다. 이렇다할 재테크 대상이 없어서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국내외 불안과 출구 전략 지연 등으로 지쳐가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2분기엔 상황이 조금 나아질까. 아쉽게도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단기간에 급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당분간 답답한 재테크 환경이 지속되겠지만 충격이 올 때 기회로 삼는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저금리'시대 피부 실감…대출은 가능한 늦춰야
'빛의 속도'로 내려가는 예금 금리?
연초 연 최고 5%에 이르는 고금리 특판 예금으로 시중자금을 빨아들였던 은행들이 한두달새 경쟁적으로 예금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연 3%대 중후반에서 4%대 초중반으로 하락하면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제로시대'로 접어들었다.
올해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 인상을 기대했던 예금 생활자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이다. 더 큰 우려는 이러한 저금리기조가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출구전략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예금 금리에 선반영 돼 있고, 시중에는 여전히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돈이 넘쳐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이러한 '금리의 하락'을 2분기 재테크의 핵심 키워드로 주목했다.
김창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팀장은 "지금의 저금리는 특이한 게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라며 "그 이상의 수익을 원한다면 위험자산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수석재테크팀장은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안전성을 추구한다면 6개월, 1년짜리 정기예금은 장기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차장은 "지금은 저금리구조에 적응할 뿐 아니라 이를 정면 돌파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라고 지적했다.
☞ 김도현 삼성증권 차장의 저금리 돌파 재테크 5계명
① 다다익선(多多益善) : 연간이자지급 횟수가 많은 상품이 좋다. 원금손실의 위험은 제한하면서 이자수익을 재투자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
② 선수교체(選手交替) : 필요 시 자산의 교체를 통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③ 분리수거(分離收去) : 장기투자 자금을 단기형 상품으로 운용해서는 안 된다.
④ 대안투자(代案投資) :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안(원금보장 ELS 등)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보자.
⑤ 세후수익(稅後收益) : 모든 금융상품의 수익률 비교는 세후수익률을 기준으로 한다.
PB들은 우선 금리가 내려가면서 채권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용숙 기업은행 영업부 PB팀장은 "금리와 역의 관계에 있는 채권이 금리 하락에 대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면서 "채권형펀드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김창수 PB팀장은 "금리 하락으로 고금리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그러나 외부 충격이 또 올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따르는 고금리 채권을 굳이 길게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안전하면서도 장기적인 재테크를 추구한다면 (변액)연금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팀장은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돈을 묻고자 한다면 절세 효과가 있는 연금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면서 "현재 4.5%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연금의 경우 세금 측면을 감안하면 실제 정기예금 5.3% 수준의 고금리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자들도 지혜로운 대출 전략을 새롭게 모색해야 할 시기다. 김인응 우리은행 수석재테크팀장은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출은 가능하다면 늦추는 게 좋다"면서 "단기적으로 변동금리가 유리하지만, 10년 이상 등 장기 대출을 고려할 경우에는 오히려 금리가 낮은 시점을 활용해 고정으로 묶어두는 게 현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변덕스런 장세에는 'ELS'…조정기에는 펀드 투자
전문가들은 저금리 상황에 몰려 안전자산 위주의 선호도가 상당부분 투자자산으로 방향을 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 주식형펀드와 ELSㆍELF 등 주가연계상품이 유망한 재테크 수단으로 꼽혔다. 봄 날씨처럼 변덕스런 2분기 장세에서는 분할 투자하는 펀드와 변동성을 타는 주가연계상품이 가장 만족스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이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에 변동성 장세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주가연계상품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관석 팀장은 이어 보수적인 성향이라면 원금보장이 되는 ELD(주가연계예금)를, 공격적 성향이라면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ELF(주가연계펀드)ㆍELS(주가연계증권)에 전체 투자액의 20% 안팎에서 투자해볼 만하다고 권했다.
펀드는 "조정의 시기를 노려 투자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김인응 수석재테크팀장은 "2분기 주가 고점은 1700~1750, 저점은 1500 정도로 예측된다"면서 "코스피지수 1600선이 깨지기 시작하는 시점을 적극적 투자의 시기로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인응 팀장은 "전체 투자액의 20~30%는 MMDA(Money Market Deposit Account)나 MMF(머니마켓펀드),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유동성 자산에 비축해두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