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투자기법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구하고, 그것과 주식시장에서 형성돼 있는 주가를 서로 비교한 다음,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현저하게 낮다고 판단되면 시장의 흐름이나 분위기에 상관없이 과감하게 매수하고 길게 보유하는 것이 버핏의 전략이다. 심지어 버핏은 우량한 종목이라면 평생 보유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일반인들이 버핏의 투자기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란 어렵다. 시중에 버핏의 투자기법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돼 있기는 하다. 그러나 책에 설명돼 있는 방식대로 현재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지 여부를 살피려고 안전마진을 산출한다거나 경영진을 평가하고 성장성을 토대로 해서 시장지배력을 판단하는 등 내재가치를 종합적으로 계산해내는 일은 만만하지 않다. 그렇다고 일찌감치 포기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을 터. 버핏의 기법을 고스란히 따라 하기는 어렵겠지만 중요한 핵심 요소를 추려서 일반인 투자자들에게 맞게 응용하면 될 것이다.

버핏의 투자기법에서 핵심은 '버핏 유형'의 종목을 찾는 것이다. 잘 알려지다시피 버핏은 자기가 잘 모르는 업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기술주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매수하지 않았다. 빌 게이츠와 친분이 두터우면서도 마이크로 소프트에 투자하지 않은 것은 유명하다. 버핏이 주로 투자한 종목은 전통적인 업종들 예컨대 보험사, 코카콜라, 방송국, 초콜릿회사 등이다.

그리고 버핏은 시장지배력을 높이 평가한다. 시장지배력이 뛰어난 종목일수록 수익성이 높다는 이유다. 당연하다.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니 제품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버핏은 또한 수익이 예측 가능한지 여부를 따졌다. 업황이 들쑥날쑥하다면 그만큼 투자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이런 전제조건을 충족한 종목이라야 비로소 버핏은 기업의 부채비율, 수익성, 성장성 등 재무구조를 살폈다. 아울러 경영자의 됨됨이 등 질적인 분석도 빠트리지 않는다.

우리도 버핏을 따라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버핏 유형의 종목을 골라야 할 것이다. 그런 연후에 재무제표를 살피는 것이 순서다. 잘 알려지다시피 버핏은 우리나라에서 포스코에 투자해 큰 수익을 얻었다. 그런데 포스코야말로 버핏 유형의 전형적인 사례다. 전통적인 산업에 속하고, 시장지배력은 말할 것도 없이 강력하며, 경제성장에 따라 철강 수요는 꾸준할 것이므로 수익도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버핏 유형에 속한 종목을 골라 장기 투자했으니 수익이 나는 것은 당연했다.

지금부터 우리는 '제2의 포스코'가 될 만한 종목을 찾아야겠다. 무엇보다도 업계에서 시장점유율이 1~3위에 드는 종목을 골라보자. 업종은 기술주 성격이기보다는 전통적인 업종 예컨대 자동차, 철강, 금융, 조선 등으로 국한해야 할 터. 생명공학이나 IT 같은 업종은 버핏 유형은 아니다. 그리고 대중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종목을 찾는 것이 요령이다. 왜냐하면 그런 만큼 주가가 저평가돼 있을 공산이 높기 때문. 몇몇 후보를 골랐다면 부채비율, 수익성, 성장성 등을 따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