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수출은 늘어나도 내수가 침체되어 힘들다고 얘기 나오지만 2001년에 10.7조원의 내수시장을 형성했고 2009년에는 21.6조원으로 성장한 내수시장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교육시장입니다. 사교육시장에 관련해 으레 얘기되는 것은 사교육에 얼마의 돈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이는 수요자 입장에서의 표현인 반면, 공급자 입장에서 보면 거대한 내수시장인 것입니다.

국내에서 경마, 경륜, 카지노 등에서 합법적으로 등록된 시장 규모만 해도 엄청납니다. 돈을 걸고 하는 내기가 이루어지는 시장에 중독되어 큰 돈 날리고 폐인처럼 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시장을 합법적으로 키우는 주된 명분에는 지방경제를 살리는 내수시장이라는 점이 거론됩니다. 건전한 레저로 즐기면 된다는 구호 뒤에서 실제로는 도박의 심리로 배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것과 비교한다면 국가적으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는 사교육시장이 내수에 기여하는 바가 건전성 면에서 훨씬 더 낫습니다.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에서는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돈이 부담이 되는 반면, 아이가 대학에 들어간 뒤에는 학원강사나 과외선생 아르바이트로 등록금 벌며 대학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대학 졸업 이후 사교육시장에 연관된 일을 하면서 돈 벌며 사는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출판업계에서도 사교육에 관련된 출판시장이 큰 편입니다.

사교육비 20조원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도 아니고, 외국인 주머니에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국내에서 순환되는 돈으로서의 사교육비는 외국으로 그냥 빠져나가는 돈에 비해서는 낫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즉 어떤 사안이던지 양면성, 또는 다양한 측면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경제가 침체되면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 소비를 많이 하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러나 개인 입장에서는 일정한 수입에서 소비를 많이 할수록 저축이 줄어들게 되어서 자산증식이 불리해집니다. 노후가 불안해집니다. 거대한 내수시장인 사교육시장에서 돈이 오고가는 것에서도 이와 같이 양면성이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수요자인 부모님들이 사교육비를 많이 부담한다는 각도에서 주로 기사가 나오기 때문에, 그 돈이 흘러 들어가는 반대쪽인 ‘공급자’ 측면도 있음을 이 글에서 이야기한 것입니다. 한편 아래에서는 ‘수요자’ 측면에서 보겠습니다.

◆수요자 입장에서 공교육을 내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기에, 주어진 사회적 환경에서 개인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사교육 활용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교육 중에서 특정 시험과 같이 정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개인별 맞춤형 교육으로서 고액 개인과외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사람도 단기 고액과외를 아이에게 시키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일단 아이가 어떤 것을 잘 알고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를 파악하는 과정부터 확실히 다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경제적인 부분에 제약이 따르므로, 투여되는 돈에 대비해 얻어지는 성과를 고려해야합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교육은 온라인교육입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사교육업체로서 온라인 교육시장의 강자인 ‘메가스터디’는 자본금이 31.7억원에 불과하지만 2009년에 매출액 2383.3억원, 영업이익 847.4억원, 순이익 682.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과거에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고성장은 아니라도 꾸준한 성장세를 최근까지 유지해 왔습니다. 메가스터디가 성장해온 과정을 보면 사교육시장의 성격도 얼마든지 변해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EBS 강의와 수능의 직접 연계율을 대폭 올리겠다고 정부에서 밝혔고, 그에 따라 EBS의 위력이 강화되고 온라인 사교육시장에 큰 변동이 나타나리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온라인 사교육시장이 매년 확대돼 왔지만 아직까지 사교육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온라인 교육시장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여겨집니다. 특히 IT기술의 발달은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지금보다 더욱 진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인 학교의 시스템까지 크게 바꾸어 놓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부분은 공교육에서도 크게 신경쓰고 변화를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교실에서의 강의내용과 밀접하게 연계한 온라인 보충교육의 강화, 선생님 강의 중에서 학생 수준 별로 강의를 선택, 학습 시 학생들 개별 애로사항의 온라인을 통한 1대 1 해결, 선후배 사이 온라인 멘토링 시스템, 방학 때 학교에 나오지 않고 홈스테이하면서 지난 학기에 대한 복습 및 다음 학기에 대비한 예습, 가정과 학교를 연결하는 화상 강의, 교실 강의에 프로젝터와 동영상 교육자료 활용의 확대 등이 예상됩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이 2월23일에 발표한 '2009년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보면 사교육비 총 규모가 2001년 10.7조원→2003년 13.6조원→2005년 17.7조원→2007년 20조 400억원→2008년 20.9조원→2009년 21.6조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학생 1인당 유형별 사교육비 비중(일반교과)은 2008년에는 학원수강 64.4%, 개인과외 15.4%, 그룹과외 9.6%, 방문학습지 9.6%, 인터넷 등 1.1%이던 것이, 2009년에는 학원수강 61.9%, 개인과외 16.8%, 그룹과외 10.7%, 방문학습지 8.6%, 인터넷 등 1.5%로 변했습니다. 즉 학원수강의 비중이 줄어들고 과외와 인터넷(즉 온라인 사교육)은 늘어났습니다. 특히 중고등학교에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외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으로 온라인 교육의 비중은 특히 더 지속적으로 늘어나리라고 추측됩니다.

가정에서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온라인교육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수많은 강의 중에서 자신에게 딱 맞는 강의를 맞춤형으로 골라서 들을 수 있고, 반복학습이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인터넷상에서 강의를 들을 때 속도조절이 가능해, 강의속도를 약간 빨리 하면 공부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학원에 오고가는 시간도 절약됩니다. 오프라인 학원은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만 가서 강의를 들어야 하지만 온라인 강의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끔 시간을 선택하여 들으면 되니까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무료인 인터넷 강의에도 좋은 강의들이 많습니다. EBS처럼 무료인 것은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잘 안 보는 학생들도 많은데 그것은 어차피 공부하려는 의지가 부족해서입니다. 공부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EBS 무료 강의나 이용료가 저렴한 기타 온라인 강의를 들면서도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고 사교육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학원에 가서 앉아있다고 모두가 비슷한 학습성과를 얻는 것이 아니며 학원에서 얻는 성과도 각자의 의지와 마음 자세에 달려있습니다.
 
요즘은 무엇이든지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경향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돈을 들이면 흔히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 꼭 필요한 부분은 경제 사정이 허락하는 한 돈을 기꺼이 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자녀교육에서는 돈에 의존해 해결할 수 있는 것에만 너무 몰입하면 자녀교육상 허점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학원 보내주고 과외시켜주는 것이 부모가 경제적으로 희생하는 것임에도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학원에 보내주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안 보내주면 다른 집에서는 보내주는데 왜 나는 안 보내주냐면서 따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부모가 사교육을 시켜줄 때에도 고마워할 줄 아는 심성이 나중에 인간관계에서 요구되는 바람직한 성품으로 이어집니다.

사람의 심성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은 아니라서 아주 어려서부터 부모가 꾸준히 신경 쓰면서 유도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어린이, 청소년 시절에는 공부하는 것이 생활의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공부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심성이 다른 것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사람은 상대에게서 정성이 느껴질 때 감사의 마음이 우러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때로는 돈에 의존하지 않고 부모의 정성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린 아이가 공부할 때에 부모가 귀찮더라도 함께 옆에 앉아서 책을 보거나 읽어주는 것도 정성입니다. 여러 참고서를 일일이 살펴보면서 아이에게 적합한 참고서를 골라주는 것, 아이가 참고서에서 푼 문제들을 아이가 시간 절약하도록 채점해주고 표시할 부분에 표시해주는 것, 아이가 힘들어할 때 위로가 되어주고, 좋은 결과 나올 때에는 함께 기뻐해주는 것, 논리적으로 평가하는 말을 자제하고 감성적으로 일심동체가 되어주는 것도 정성에서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스포츠선수의 코치가 말로만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와 함께 뛰고 함께 고통을 나눌 때에 선수도 훈련에 대한 투지력을 더욱 강하게 가집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코치와 같은 역할도 하는 위치입니다.

초중고 과정에서 사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짧은 시간 내 성과를 올리는 데에는 효과가 있더라도, 자칫하면 스스로 공부해가는 자세, 자립정신이 취약해지기 쉽니다. 교과서 같은 뻔한 이야기로 들리지만 실제로 그러합니다. 대학 다니면서 전공공부 어렵고 힘들다고 전공공부 위해 학원 다니거나 과외 받을건가요? 회사 다니면서 업무를 소화하기 어렵고 힘들다고 학원 다니거나 과외 받을건가요? 사업에서 문제 생겼을 때마다 문제풀이 가르쳐주는 사교육 받을건가요?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데 도움되고, 가격이 가장 저렴한 수단은 책입니다.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것과 달리 혼자 눈으로 책을 보면서 공부할 때에는 충분히 생각하면서 책을 따라가도 되므로 생각하는 힘이 더 길러집니다. 책을 통해 필요한 것들을 습득하고 잘 이해 안 가는 부분은 읽고 또 읽고, 고민하고 생각하는 습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도 아이에게 충분히 주어야합니다.

남이 떠 먹여주지 않고 혼자 스스로 이해하거나 해결했을 때 쾌감도 느끼게 되고, 그러면서 공부에 대한 흥미가 자발적으로 생겨나고 이해력과 창의력이 늘어나게 됩니다.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이 제약적이라서 빠른 시간 내 필요한 내용을 다 소화하기 위해 사교육도 때로는 분명 필요합니다. 다만 사교육을 받을 때에도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가면서 제한적인 부분에서만 사교육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초부분에서 놓쳐버린 것이 많거나, 학교에서 잘 다루어주지 않은 부분이 있거나, 개인적으로 취약하여 보충이 필요한 것이 있다면 꼭 필요한 만큼만 사교육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사교육에 의존하면서 사교육을 아예 기본 축으로 여기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이 약화되는 결과가 초래될 우려가 큽니다. 그것은 눈앞을 위해서 먼 미래의 자립능력을 희생하는 결과입니다. 학원이나 과외에 보내어서 돈 주고 해결하려는 것이 가장 쉬운 길입니다. 반면에 어려서부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그러한 습성이 형성되도록 유도해가는 것은 부모의 정성에서 나오는 힘든 길입니다. 쉬우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떠한 교육방식이 좋은가는 아이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학원 보내는 것이 그래도 안 보내는 것보다는 낫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경제적으로 매우 비효율적일뿐더러 아이의 사고방식 형성에도 도움되지 않습니다. 사교육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심리적으로 얽매이기 전에 아이에게 딱 알맞을 정도의 사교육은 어떠한지, 어떤 식으로 어떤 사교육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