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축구 대축전' 월드컵 개막이 보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월드컵은 4년마다 전 세계를 들뜨게 하는 이벤트지만, 국내증시는 '월드컵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이 열리는 해의 6월 증시는 지지부진한 모습에 허덕이곤 했다. 나아가 월드컵이 개최되는 해도 성적표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국내외 큰 '사건'의 후폭풍에 휘말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6월12일(한국시간) 개최되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을 앞두고도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증시는 맥 빠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년마다 되풀이되는 '월드컵과 증시'의 악연이 거듭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월드컵 요란하지만 증시는 썰렁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둔 5월의 글로벌 증시는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의 재정 문제가 진원지다.
 
5월 코스피시장도 5%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며 그리스 쇼크에 휘청거리고 있다. 월드컵이 열리는 6월도 그다지 분위기 개선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이 열릴 당시에도 국내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월별로 1.7%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거래량도 월별로 2006년 7월에 이어 2번째로 저조한 44억5723만6600주에 머물렀다. 이는 그해 최고였던 1월 거래량 102억971만6400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02 한일월드컵 때도 코스피시장의 움직임은 좋지 않았다. 6월 코스피지수는 6.7% 내렸다. 거래량은 전달인 5월의 152억4855만주에 비해 15%가량 감소했다. 월드컵 4강 신화로 온 나라가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증시는 썰렁했던 것이다.
 
그 전에는 어땠을까. 1998 프랑스월드컵 때도 예외는 아니다. 당시에도 '월드컵의 달'에 주가는 힘없는 흐름을 보였다. 6월10일부터 7월12일까지 펼쳐진 대회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10.3%나 떨어졌다.
 
월드컵이 열린 달의 증시 성적표가 만족할 수준이 아닌 것처럼 월드컵이 열린 해의 성적도 좋은 편이 아니다.
 
독일월드컵이 열린 2006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4.0%에 불과했다. 앞선 2005년에 코스피지수가 54% 치솟고, 2007년에는 사상 최초로 2000선을 넘는 등 선전하며 32.3%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독일월드컵의 해' 증시 성적은 초라하다.
 
하지만 프랑스월드컵이 개최된 1998년 국내증시는 49.5% 급등했다. 월드컵이 끝난 이후인 7월부터 외환위기 이후 체력을 회복한 증시는 상승세에 날개를 달며 49.5% 급등했다. 그래도 'IT 열풍'이 불어닥친 1999년 상승률 82.8%를 따라잡진 못했다.
 
사실 월드컵과 증시는 특별한 연관 관계를 찾기 힘들다. 다만 경제 파동의 단기적인 흐름에서 조정기가 많은 '짝수해'에 월드컵이 열리고, 공교롭게도 월드컵을 앞두고 글로벌 대형 사건이 일어나며 쉬어가는 국면이 두드러진 경우가 많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월드컵과 증시 흐름은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다만 기술 발전에 따른 경기 사이클의 짧은 파동과 맞물려 '월드컵의 해'가 공교롭게도 상대적인 약세를 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경기 사이클은 18개월 정도를 두고 움직이는데 좋아지는 게 1년이고 나빠지는 게 6개월가량이다. 이 같은 사이클이 주가흐름과 맞물리면서 월드컵의 해와 월드컵의 달에 증시가 쉬어가는 국면을 맞았다는 게 그이 해석이다.
 
◇월드컵 수혜주 찾기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꼽히는 수혜주는 게임과 광고, 미디어, 포털, 주류 관련주다. 올해도 비슷하다.
 
증권업계에서는 특히 네오위즈게임즈와 하이트맥주를 비롯한 맥주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오위즈게임즈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네오위즈게임즈는 6월12일 개막하는 남아공 월드컵에 맞춰 5월에 피파온라인2의 엔진을 업데이트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2006 독일월드컵 당시 동시접속자수가 18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만큼 이번에도 경기가 열기를 띨 수록 접속자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기 SK증권 연구원은 "올림픽과 월드컵이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맥주 성수기인 6~8월에 개최돼 맥주 소비량을 증가시켰다"며 "올해 남아공월드컵 기간에도 맥주 출고량은 약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남아공월드컵은 주로 밤 시간대인 오후 8시 이후에 열리기 때문에 더 높은 판매량 증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광고시장도 포털을 중심으로 월드컵 경기 결과와 내용을 알고 싶은 트래픽이 증가해 선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월드컵 테마는 반짝하고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부 테마주 가운데는 월드컵 수혜를 점치고 오를 대로 오른 종목이 상당수 있다"며 "테마에 휩쓸리지 말고 최근 실적을 꼼꼼히 따져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