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100명이 있고, 여자는 10명 있다. 그렇다면 모두 몇사람이나 결혼할 수 있을까? 물어보나마나한 질문이다. 너무나도 쉽다. 10명이다. 남자가 아무리 많더라도 여자가 10명밖에 없으면 나머지 남자들은 결혼할 수 없다.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이 법칙을 거창하게 말해 '최소량의 법칙'이라고 한다.

최소량의 법칙은 19세기 독일의 유명한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Justus von Liebig)가 발견한 법칙이다. 그는 식물의 성장을 연구하다가 아주 좋은 환경에 있는 식물인데도 오히려 성장이 뒤처지는 사실에 주목했다. 관심을 가지고 살핀 결과 그는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요소 중에서 한가지 요소만 부족하더라도 성장은 가장 부족한 요소에 의해 제한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예컨대 질소, 인산, 칼리가 식물의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인데, 질소와 인산은 풍족해도 칼리가 적정수준보다 모자란다면 식물은 어느 수준 이상으로는 더 자라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식물의 성장은 모든 요소들의 합계가 아니라 양이 가장 작은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성공하려면 '100' 만큼의 선천적인 재능과 '100' 만큼의 후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자. 그런데 어떤 사람이 '200' 만큼의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50' 밖에는 노력하지 않는다면 과연 그는 성공할 수 있을까? 당연히 성공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최소량의 법칙에 따라 '50'에 불과한 노력이 그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최근 유로화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재정적자로 시달리는 그리스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그것이 유로화를 하락세로 만들었고, 그리스 문제가 잠잠해지자 포르투갈이며 스페인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시금 유로화가 밀리고 있다. 그런데 유로화야말로 리비히가 발견한 최소량의 법칙이 정확하게 작용하는 분야다.

유로화는 16개국이 사용하는 복합통화다. 그러다보니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처럼 항시 문제가 있는 국가가 나타나기 마련. 이럴 때 문제가 없는 나머지 국가들을 반영해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항상 문제가 있는 국가 때문에 유로화가 악영향을 받는다.

주식에서도 역시 최소량의 법칙이 적용된다. 주가는 성장성, 수익성, 재무상태, 자산 가치 등 기업자체적인 요인에다 수급,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등의 시장요인, 그리고 국내경기, 국제수지, 환율, 금리 등의 거시경제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그런데 다른 요인들은 모두 양호하지만 그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최악의 수준이라면 주가가 오르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성장성, 수익성 등은 모두 양호하지만 기업의 재무상태가 엉망이라면 그런 주식에서는 일찌감치 손을 떼야 한다. 주식을 평가할 때 그 기업의 좋은 면만 바라보면 자칫 실패할 수 있다. 냉정한 시각을 유지하려면 최소량의 법칙을 염두에 두고, 그 기업의 단점이 무엇인지를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