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은 <팡세>라는 명상록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파스칼이라고 하면 프랑스의 철학자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의 진면목은 명상가나 철학자보다는 수학자에 있다. 그는 지금도 유체역학에서 통용되는 파스칼의 법칙을 만든 것을 비롯해 파스칼의 삼각형을 설계했고, 기하학에서 삼각형 각의 합이 180도라는 사실도 최초로 발견하는 등 수학의 여러 분야에서 눈부신 업적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확률에도 관심을 기울였는데,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진다. 도박사인 한 친구가 파스칼에게 이런 질문을 해왔다. A, B 두사람이 각각 32프랑씩을 걸고 도박을 해서 3판을 먼저 이긴 사람이 64프랑을 다 가지기로 했다. 내기가 시작돼 A가 2판을 이겼고, B가 1판을 이겼다. 그런데, 사정이 생겨서 내기를 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의 성적을 기준해서 64프랑을 분배해야 한다. 어떻게 나누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까?

얼핏 생각하기에 A가 2판을 이겼고, B가 1판을 이겼으므로 A에게 2/3, 그리고 B에게 1/3을 분배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무엇보다도 64프랑은 3으로 나누어지지 않으며, 아울러 2/3, 1/3씩 나누는 것이 확률법칙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이 문제쯤은 중학생도 쉽게 해결할 수 있으나 당시로서는 꽤 난해한 문제였을 터. 물론 파스칼은 이를 명쾌하게 풀어낸다.

파스칼의 답은 이렇다. 도박을 딱 한번만 더 한다고 가정해보자. A가 이기면 그것으로 게임은 끝나고 A가 64프랑을 다 차지한다. 반대로 B가 이긴다면 둘의 성적이 같아지므로 각각 32프랑씩 나누면 된다. 결국 A로서는 현 시점에서 최소한 32프랑은 확보한 셈. 그리고 또 한번의 내기에서 A와 B가 이길 확률은 각각 1/2이므로 나머지 32프랑을 16프랑씩 나눠야 한다. 결과적으로 A에게 32+16=48프랑, B에게 16프랑을 분배하는 것이 옳다. 사실 이 문제를 확률로 푼다면 간단하다. B가 64프랑을 차지하려면 두판을 연속으로 이겨야 한다. 1/2의 제곱, 즉 1/4의 확률이다. B의 확률이 1/4이라면 A가 64프랑을 딸 확률은 1-1/4=3/4이 되는 셈. 그러므로 A에게는 64x3/4=48프랑, B에게는 64x1/4=16프랑을 분배하는 것이 옳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단순하게 말해 주가가 상승 혹은 하락할 확률이 각각 1/2씩이라고 한다면, 하락하던 주가가 갑자기 홱 방향을 바꾸어 돌아설 확률은 1/2의 제곱이나 세제곱이 돼야 한다. 그만큼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기존에 상승하고 있는 주식이라면 갑자기 연속으로 추락하지 않는 한(이를테면 내기에서 연속으로 지지 않는 한)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것이다. 이미 두판을 이기고 있는 A는 전체 판돈의 2/3가 아니라 3/4을 분배받아야 옳듯 상승세에 있는 주식일수록 상승폭을 늘려갈 가능성이 더 커지는 법이다.
 
이 원리를 주식에 응용한다면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지 명백해진다. 주가가 낮은 주식이 아니다. 추세가 상승세에 있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옳다. 그게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