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숫자를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 ‘3’이란 숫자를 유별나게 사랑하지요. 그럴 만도 합니다. ‘삼’겹살로 떼돈을 벌었으니까요. 그리고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자기 외에 두 사람이 더 있었기 때문입니다. 삼국지 소설에 나오는 유비, 관우, 장비 셋이서 동업으로 뭉쳤고 결과는 성공이었죠. 그래서일까요. 입버릇처럼 주변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지요. “창업은 나(창업자) 외에 두 사람이 옆에서 적극 도와준다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말이죠.
어쨌든 3이란 숫자를 한자로 적자면 ‘三’이 됩니다. 이 석 삼(三) 자는 ‘남자(一)와 여자(二)가 짝으로 만나 합쳐진 글자’라고 하지요. 이처럼 반쪽이 아니라 완성을 뜻하니 삼(三)을 일러서 완전수(成數)라고도 흔히 말합니다. 남녀가 사랑하는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삼삼(三三)하게 보이는 이유기도 하죠.
오늘의 한자는 ‘三’이 아닙니다. '토(土)’ 자인데 왜 장황하게 ‘삼(三)’ 자를 구구절절 설명하는가,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그래서 이제, 그 이유를 하나하나 본격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앞에서 석 삼(三) 자는 ‘남자(一)와 여자(二)가 짝으로 만나 합쳐진 글자’라는 설명을 자세히 드린 바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남자는 여자와 짝이 되지 못하면 힘을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남자를 바로 세우고, 죽이지 않고 살리는 게 바로 여자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한자 ‘토(土)’ 자를 보세요. 자형을 살피면 여자(二)가 남자(一)를 바로 일으켜 세운(丨) 모양(土)을 살필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영화배우 설경구씨와 송윤아씨가 결혼해 장안에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인연인가?) 그리고 몇 년 전인가, 2006년에는 <사랑을 놓치다>(감독 추창민)라는 영화를 통해 남녀주인공 우재와 연주로 등장한 바 있습니다. (우연인가?)
이 영화 속에 조연으로 등장하는 배우 장항선씨와 이기우씨가 양식장에서 새우를 잡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농담을 주고받지요. 주고받는 농담이 이렇지요.
아저씨(장항선): “상식아, 그 새우가 왜 남자 몸한테 좋은 줄 아냐?”
상식(이기우) : “…???”(아리송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저씨(장항선): (주먹을 쥐어 보인다)“세…세우니까!”
상식(이기우) : (‘알 것 같다’는 얼굴 표정으로, 빙그레 미소 짓는다)
키득키득 웃음이 나오지요. 만약 웃지 않는다면 당신은 남자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렇지요. 하늘이 남자라면 땅은 여자죠. 그런 의미에서 여자가 남자를 세운다는 뜻에서 한자 토(土) 자를 읽을 수 있습니다. (여자(二)가 남자(一)를 세웠(丨)으니까 ‘땅(土)’이 되는 것)
내 남자를 세우느냐 못 세우느냐는 전적으로 여자 하기 나름입니다. 여기서 하기는 다른 말로 ‘살림’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살림이란 굉장한 말입니다. ‘죽임’의 반대말이기 때문이죠.
내 남자를 이제라도 살리세요. 세우세요. 그런 여자는 내 남자를 장차 왕(王)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여자에겐 공통점이 있지요. 남자에게 순종하는 것처럼 보이지요. 이게 특징입니다. 역사적으로 조선의 위대한 세종대왕의 부인 소현왕후가 그렇고, 또 중국 당태종 이세민의 부인 장손왕후가 그러하며 고 박정희 대통령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그러한 모습을 하고 있지요.
그렇지만 그녀들은 사실상 자기 남자를 지배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 역사가 쥘 미슐레(1798~1874)의 명언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여자들은 순종하는 것처럼 보이면 보일수록 더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성공한 남자가 산(山)을 닮으려고 한다면 현명한 여자는 바다(海)를 닮으려고 하지요. 성공한 남자는 산처럼 우뚝 세워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반면에 현명한 여자는 어떻습니까? 바다처럼 마음을 넓히고자 하지요. 그래야지 모두를 버리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바다를 뜻하는 한자, 해(海) 자를 보세요. 어머니(母)가 들어 있잖아요. 어머니는 남자가 될 수 없잖아요.
또 강의가 옆길로 샜네요. 창업이란 게 그렇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남자를 손님으로, 여자를 가게로 비유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손님을 세우는 가게가 번창한다’가 강의 주제가 되는 것이죠.
여러분 미용실 중에 ‘준오헤어’라고 잘 아시죠. 준오헤어의 창업자는 강윤선 대표지요. 강 대표는 뭐랄까요. 한마디로 미용업계의 고수(高手)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분야에 30년이 넘도록 오로지 했으니까 말입니다.
강윤선 대표는 1979년, 서울 성신여대 앞 돈암동에 19평 규모의 미용실을 처음 창업합니다. 이 때를 시인이자 문학박사인 황인원 경기대 교수는 <CEO 시를 알면 성공한다> (고요아침)라는 책에 아주 자세히 적고 있습니다. 이를 그대로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준오헤어>의 강윤선 대표는 소비자 우선주의라는 감동 경영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낮에는 사환으로 근무하고 저녁엔 고등학교에 다니던 어느 날이었다. 동네미장원에 갔다가 본 일이 그에게 미용사업을 한 계기를 마련해줬다. 그 미용실의 한 아주머니 손님이 짐을 좀 맡아달라는 부탁을 주인이 냉정하게 거절하는 모습을 봤던 것이다. 그는 달랐다. 그는 짐 한 번 맡아주면 저 손님은 고마워서 단골이 될 텐데, 주인의 야박함 때문에 더 이상 이 집에는 오지 않겠다 싶었다. 그리고 <고추잠자리>를 차렸다. 그 후 미용용품을 납품하던 잘 생긴 총각을 만나 결혼하면서 1981년 <준오헤어>란 이름으로 서울 성신여대 앞 돈암동에 첫 직영점을 열었다. 그는 남편의 이름인 준오를 브랜드로 내세웠다. (97~98쪽, 황인원 지음, 고요아침 펴냄)
이처럼 강윤선 대표는 재미있습니다. 남편의 이름인 준오를 브랜드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여자로서 내 남자를 세우고 기를 살릴 줄 압니다.
강 대표의 지론은 이렇습니다. ‘미용은 사람장사다. 고객은 자신이 찾은 가게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
손님은 모처럼 찾은 가게에서 돈을 지불하는 대신 행복을 세우고 싶어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가게는 손님의 행복과 자유를 세우지 못하고 기분 잡치게 만들죠. 그래서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것이죠. 황 교수는 ‘아부의 성공학’으로 <준오헤어>의 성공비결을 정리하는 데 맞는 얘기입니다. 다만 저는 다르게 말해서 ‘세움의 성공학’으로 요약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