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보험계리사-최슬기(대한생명 전략기획팀 계리파트) 씨
유명하지 않지만 '유망'한 현존 최고의 직업
'2010년 최고의 직업, 보험계리사'
미국 구직전문사이트인 커리어 캐스트닷컴은 2010년 최고의 직업을 '보험계리사'로 선정했다. 이 사이트는 근무환경, 수입, 고용전망, 육체노동 정도, 스트레스 등 5개 영역을 기준으로 미국 내 직업 200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험계리사는 사고 화재 사망 등 통계 기록을 연구해 보험료 및 보험위험률 등을 산출하는 전문직으로 미국에서는 회계사나 변호사에 비해 사회적 지위나 수입이 더 높은 직업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안정된 수입과 전문성으로 보험계리사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
대한생명 전략기획팀 계리파트에서 보험계리사로 일하고 있는 최슬기 씨를 만나 현존하는 직업 중 최고로 떠오른 보험계리사는 무슨 일을 하며, 보험계리사가 되기 위해선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63빌딩에서 근무하는 최씨에게 '지방에 사는 사람에게 서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을 물어보면 모두 63빌딩을 꼽는다'고 했더니 "그렇죠, 서울하면 63빌딩이죠"라며 환하게 웃으며 받아친다. 숫자 또는 통계와 '노는' 딱딱한 직업이라 차갑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순간에 사라지게 한 웃음이었다. 그녀는 밝고 유쾌하게 '보험계리사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업무강도, 빡세답니다"
'보험계리사가 왜 최고의 직업으로 선정되었을까?' 의아하다는 그녀의 반응에 기자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 최고의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그녀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보험계리사는 생소한 직업 중 하나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보험계리사라고 하면 '그게 뭐 하는 직업이야?'라고 되물을 정도로 회계사나 변호사 만큼 유명한 직업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지만, 보험계리사 응시인원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앞으로 더 유망한 직업이 될 것 같다며 최고의 직업으로 보험계리사가 선정된 것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밖에서 일하는 직업에 비하면 근무환경, 수입, 고용전망, 육체노동 정도, 스트레스 정도 등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업무가 많기 때문에 최고의 직업이라고 느낄 여유가 없다고 했다. 보험계리사의 업무 강도가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치밀하고 긍정적인 사고 요구
대학생들의 보험에 대한 인식은 단지 미래의 위험이나 사고에 대비하는 경제적 수단이라는 정도다.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보험계리사에 대해선 얼마나 알고 있을까?
최씨가 대학에 다니고 있는 후배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도 바로 '보험계리사는 무슨 일을 하는가?'라고 한다. 그녀는 보험계리사의 업무를 크게 보험수리, 상품 설계, 리스크 관리로 정의했다. 그 중에서도 보험수리와 관련된 업무인 보험요율을 산출하거나 책임준비금 적립 및 적정성분석, 금감원에 보고할 기초적인 서류를 작성하는 것을 주 업무로 꼽았다.
보험요율이나 책임준비금을 잘못 산출하면 회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무가 이와 관련한 것이라고 한다. 보험수리는 굉장히 꼼꼼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또한, 프로그래밍 능력이나 수학적 사고가 많이 요구되는 업무 특성상 회사 입사 후에도 통계 프로그램이나 파생상품 등에 관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보험계리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긍정적인 마인드라고 한다. 수학적 사고도, 통계프로그램의 능숙도도 아닌 긍정정인 마인드라니. 왜 일까?
그녀는 보험계리사는 업무 특성상 회사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로 일을 처리하다 보니 몸은 물론 성격까지 많이 변한다고 한다. 업무의 대부분이 통계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눈이 금방 피로해져 몸이 쉽게 지친다고 한다. 또, 업무 처리상의 오류나 실수를 줄이기 위해 꼼꼼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예민해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인드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보험계리사 준비 위해 휴학
그녀는 대학에서 통계학을 공부하면서 보험계리사에 대해 처음 알았다고 한다. 실제로도 통계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보험계리사 자격증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그녀의 경우 전공을 최대한 살린 셈이다.
3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했고, 그 시간을 보험계리사 취득을 위해 올인했다는 그녀는 그 시간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한다. 휴학을 하면 대부분의 친구들이 해외연수를 가거나 인턴을 하면서 활동적으로 일을 하는데 반해, 자신은 매일 도서관으로 출퇴근을 했기 때문에 지금도 '휴학〓도서관' 이란 인식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전공시간에 배운 통계지식에 복수전공으로 경영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휴학 후에는 보험계리사 과목 중 취약한 부분은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했고,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 강의나 스터디를 통해 보충했다고 한다.
통계학, 경제학 전공이 유리
"요즘 통계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한 후배들이나 인턴들을 보면 나이도 어린데 보험계리사 자격증을 가진 학생들이 많더라구요. 일찍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친구들이죠. 그래서 그들을 통해서 자극을 받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나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보험계리사가 되고 싶다면 이 일이 정말 내게 맞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죠. 단지 최고의 직업으로 선정되었으니까 또는 근무환경이 좋으니까 라는 단순한 이유가 아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결론이 나오면 그땐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그녀는 대학생들이 어떤 직업이든 적성에 맞고 그 일에 열과 성을 다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생긴다면 그 일이 바로 최고의 직업이라는 인식을 가지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정유영 대학생기자 [email protected]
**Tip
보험계리사 시험 정보
보험계리사는 금융감독원이 시행하는 국가공인 자격증으로, 보험 및 연금 분야에서 확률이론이나 수학적인 방법을 적용해서 위험의 평가 및 분석을 통하여 불확실한 사실 또는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직무를 담당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보험계리사의 종류는 ①고용보험계리사 (보험사업자에게 고용된 보험계리사) ②독립보험계리사 (보험사업자에게 고용되지 않고 보험계리업을 독립적으로 영위하는 보험계리사) ③선임계리사 (기초서류의 내용 및 보험계약에 의한 배당금계산등 확인업무를 담당하는 보험계리사) 세부문으로 나뉜다.
보험계리사 응시자격에는 제한이 없고, 시험은 보험계약법(상법 제4편) 및 보험업법, 경제학원론 및 경영학중 택일, 영어 및 일어 중 택일, 보험수학으로 구성된 1차 시험(선택형)과 보험이론 및 실무, 회계학, 보험수리로 구성된 2차 시험(논문형)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두차례에 걸친 1차 및 2차 시험에 합격하고, 일정기간의 수습을 거친 뒤 금융감독원에 등록하면 보험계리사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보험계리사 시험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보험개발원 홈페이지(www.kidi.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정유영 대학생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