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저조한 실적에도 많은 증권사들이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를 권하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은행들이 2분기에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적립해 실적바닥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종목별로는 현 주가대비 30% 이상 목표주가를 높게 잡은 곳도 있다. 은행업종 전문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전망 맑음, 종목별로는 차별화 뚜렷할 듯
이창욱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건설, 조선부문에 추가 충당금 부담이 남아 있지만 2분기에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 덕분에 향후 부담은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3분기 순익은 전분기 대비 140%대의 높은 개선폭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의 국내 주식시장 유입이 하반기에 확대되면 은행주는 핵심 수혜주가 된다”며 “국내기관들도 IT, 자동차 섹터 편중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이 높아진 은행주 편입비중을 하반기에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특히 은행주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크레딧 코스트 차감 후 순이자마진 ▲환율과 외국인 은행주 순매수 ▲대출 성장률 ▲전년 동월비 경기선행지수 등 모두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2분기 실적 결과는 은행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은행별 건전성 차별화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정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을 보면 은행의 조직관리 및 지배구조의 차이, 리스크 관리역량의 차이 등으로 건전성에 확신을 주는 곳과 의문이 지속되는 곳이 구분됐다”며 “건전성 관리의 차별화는 중소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에 대한 구조조정이 계속되는 3분기에도 주가 차별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만약 하반기 경기가 둔화국면으로 전환된다면 이러한 리스크 관리의 차별화로 인한 실적 차별화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당분간 우량은행에 대한 투자가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민영화 방침 주요 변수
은행업종을 전망하는데 빼 놓을 수 없는 재료중 하나가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안이다. 공적자금위원회는 우리금융은 일정수준 이상의 지분매각 또는 합병, 이와 별도로 자회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50%+1주 이상의 지분매각 또는 합병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재곤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의 민영화와 관련해 현 단계에서 특정한 시나리오에 기반한 종목별 투자전략을 수립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관련 은행주들의 밸류에이션이 PBR 1배 미만이거나 수익성(ROE) 대비 저평가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저평가 해소의 촉매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남은행의 유력한 인수후보로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중 부산은행의 가능성을 보다 높게 보고 있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 수석연구원은 “부산은행은 선제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우선주 발행 정관을 변경해 대구은행에 비해 자금조달여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주요 은행(지주사)별 분석과 주가 전망
▶KB금융 = KB금융은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2분기에 33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덕분에 3분기 이후 대손상각비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3분기 이후 수익도 크게 회복될 전망이다.
그동안 공백이었던 지주 회장의 선임 및 국민은행장 등 경영진의 교체로 경영전략 전반의 변화가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임 회장의 적극적인 체질개선 의욕과 국민은행장의 경쟁력 확보 노력 등은 시장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의사 표명 역시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다.
KB금융의 목표주가에 대해 대신증권과 토러스증권은 현 주가보다 30% 이상 높은 7만1000원, 6만8000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신한지주 = 신한지주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3.9% 증가한 5886억원을 기록했다. 추가충당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수익성을 보였다. 신한지주의 강점은 신한카드 등 비은행부문의 실적호조다. 상반기 기준 은행부문의 영업이익경비율(cost-income ratio)은 36% 수준에 불과하다. 뛰어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은행 부문에서 일시적인 비용 요인이 발생해도 타 금융지주사와는 달리 전체 연결 순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적다는 평가다.
3분기 중소기업신용평가가 예정돼 있어 대손비용 증가 부담이 존재하지만 보수적인 충당금 정책으로 추가적인 충당금 증가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면, 3분기 하이닉스 지분 매각으로 약 780억원의 매각이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6만원, 토러스증권은 5만9000원, 신영증권은 5만8000원, KB투자증권은 5만3000원을 각각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부산은행 = 부산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9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4%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1923억원에 달한다. 특히 M&A를 대비해 몸집 키우기에 들어가 총자산은 1분기 33조4937억원에서 2분기에는 35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순이자마진은 0.2%포인트 하락해 은행 중 가장 큰 마진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는 은행채에 주로 연동되는 대출금리가 2분기에 다소 큰폭으로 하락했고, 가계여신 확대를 위해 우대금리 적용으로 예대금리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 5.4% 성장한 총대출이 순이자이익을 견조하게 유지시켰으며, 하반기에는 총대출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진 약화 현상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토러스증권은 부산은행의 목표주가를 1만7200원으로, 대신・KTB투자증권은 1만7000원, KB투자증권 1만6800원, 이트레이드증권 1만6500원을 각각 제시했다.
▶대구은행 = 대구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49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8% 감소했다. 총자산은 31조3929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2분기 순이자마진이 3.21%로 전분기대비 0.17%포인트 하락했다.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감소했고, 은행채 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금리의 하락으로 예대금리차가 축소된 것이 주요 배경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대를 기록하고 있는 시중은행에 비해서는 양호하다.
향후 핵심예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인상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하반기 순이자마진이 다시 좋아지고 그 폭도 경쟁은행 대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KB투자・키움증권은 각각 1만9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으며, 토러스증권은 1만8700원, 이트레이드증권은 1만8500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