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나라의 거문고 달인 유백아와 그의 벗 종자기의 우정을 얘기한 고사 백아절현(伯牙絶絃). 지음(知音)의 경지였던 종자기는 백아가 달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켜면 달을 바라보았고, 강물을 생각하고 거문고를 켜면 강물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눈빛만 보아도 마음을 읽어내고 영혼을 읽어내는 사람, 자신을 잘 알고 자신에게 믿음과 존중을 주는 그런 사람과의 만남이 중요하다.

소음인은 상처를 받으면 쉽게 잊어버리지 않고 마음에 담아두어 소심하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배움을 즐거워하는 경향도 있다.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운 것을 포함해 소소한 것 까지 버리지 않고 간직하는 경향이 있어 스스로 힘겨워할 때가 있다. 잊고 싶은데 쉽게 잊혀지지 않고 머리 속에서 맴도는 증상으로 불면에 시달리기도 한다.
 

소음인은 어떤 사람, 어떤 것에 관심을 갖는 지가 중요하다. 비교적 호·불호가 명확하고, 자신을 존중해주고 지켜주는 사람과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는 지식을 필요로 한다. 열사람이 몰라줘도 내가 원하는 한사람만 내 속을 알아주면 만족하는 기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서로를 신뢰하는 토대가 마련된다면 믿음을 바탕으로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이 소음인이다. 이러한 믿음과 존중으로 점점 성장하면서 스스로 강해지고, 독립심도 커져간다.

소음인 체질을 가진 어린 아이에게 너무 일찍 독립심을 키워주려는 교육방식을 택했다간 오히려 상처를 주게 된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때가지 기다리며 굳건한 믿음을 주어야 된다.

동의수세보원에선 소음인에게 항상 움츠리지만 말고, 자신의 능력으로 미루어 보아 감당할 만 하다면 진취적으로 행동하라고 가르친다. 소음인은 능력을 중시하고, 팀을 만들기를 좋아한다. 남의 장단점을 잘 판단해 분류하고 정리하여 조직을 만들기 때문에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이 있다. 이런 면에서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소음인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이런 능력을 소음인의 당여(黨與)라고 부른다. 당여의 당(黨)은 필요와 능력에 따라 집단을 짓는 것을 말하고, 여(與)는 나도 같이 움직여서 더불어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사회에서 당은 이익집단의 대표가 되었고, 당에 대한 불신도 커져 선거 때만 되면 새로운 당이 탄생하고 당의 이름이 바뀌기도 한다. 黨은 黑이 의미부이고 尙이 소리부인데, 이를 '설문해자'에서는 신선하지 못하다, 즉 썩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의가 아닌,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무리 짓고 편 가르는 행위는 예나 지금이나 경계해야 할 행위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이쪽 저쪽 편가르기를 하는 사람을 나인(懦人)이라 부른다. 나약한 나(懦)는 쉽게 말해 기회주의자를 말한다. 서로를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는 지혜를 갖는 것이 궁극의 삶이라 할 수 있다. 나의 종자기를 찾지만 말고, 내가 누군가의 종자기가 되어야 내 주변의 백아가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