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차별화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필자가 증권사 리서치에 입문한 20여년 전에도 ‘7공주’는 장안에 꽤 크게 회자됐던 용어였다. 당시 전기전자 업종에서 단 7개 종목만이 화려한 시세를 뿜어냈기에 붙여진 말이다.
 
이후 무역, 건설, 금융주를 주축으로 한 트로이카(3두 마차) 장세나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시대를 풍미한 인터넷 신기술주들은 모두 한국 증권사에 영원히 기록될 만한 거대한 차별화와 거품의 주인공들이다.
 
이후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간판기업들이 블루칩이란 세련된 이름으로 주식시장에서 차별화를 이끌었고, 그 다음 조선과 해운 등 1세대 중국 관련주가 시장을 주름잡았다. 최근에는 중국소비 관련주와 미래의 꿈을 지닌 녹색 관련주가 주가 차별화를 주도했으니 증시의 역사는 곧 차별화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경영환경은 기업으로 하여금 늘 역동적인 변화를 강요하고 있으며 그 속에는 당연히 적자생존의 냉엄한 법칙이 작동하기 마련이다. 시장은 이를 놓칠세라 주도주라는 생태계를 만들어 투자자를 유혹한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시장 주도주는 과연 어떤 관점, 어떤 환경변화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국내외 경제여건에 따라 그 속도에는 당연 차이가 있겠지만 큰 방향성 측면에서 우리는 이제까지의 중국 관련주를 모두 아우르는 ‘차세대 중국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국은 향후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빠른 임금상승과 도시화, 소비능력의 향상, 제조업의 기술진보, 대외 경쟁력 변화를 과시할 것 같다. 심지어 일부 측면에서는 탈(脫)산업화와 서비스화가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1차 산업에서 3차 산업까지의 고른 산업분파와 공존이 가능한 곳이 어쩌면 앞으로의 중국일지도 모른다. 이런 관점에서 차세대 중국 관련주를 찾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시각과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로는 중국 내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겠지만 그 경쟁 속에 살아남을 소비연관 기업에 대해서는 계속 관심을 둬야 한다. 화장품, 의복패션, 음식료, 자동차, 가전, 게임, 유통, 서비스 분야 등에서 각 1등 기업만이 이익의 모멘텀이 있을 것인데 그야말로 생자독식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을까 싶다.
 
중국의 내수소비 시장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돼 있는데 이들 중 마지막 경쟁에서 누가 살아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마도 중국의 빠른 소비패턴과 독특한 문화환경에 잘 적응하는 기업들이 생존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회사의 크기나 연혁, 외견보다는 중국시장에서 전략적 포지셔닝을 잘 취하는 소비재 강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임금상승에 따라 더욱 격화될 생산성 제고 관련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폭 넓은 의미에서는 사회간접자본 투자나 통신, 물류, 전력가스 등 인프라 관련기업으로부터 좁은 의미로는 제조업 경쟁력 변화에 부응해 높은 성장을 구가할 자본재 산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공장자동화를 주도할 정밀기계류, 핵심부품과 모듈, 독보적인 금형, 정밀화학 소재산업 등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과거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그러했듯이 고부가 중간재 품목에서 중국시장을 주름잡을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3세대 중국관련 성장기업이 될 것이다.
 
셋째는 중국경제가 순항하면 할수록 필연적으로 다가올 인플레에 초점을 둬야만 한다. 즉 자원개발 관련기업으로부터 원자력이나 여타 대체에너지 관련기업, LED, 2차 전지, 스마트그리드와 같은 에너지 절약산업에 이르기까지 인플레 관련주들은 긴 관점에서 꾸준히 주목할 가치가 있는 테마다. 물론 이들 종목은 유가 변동과 인플레, 그리고 해당 아이템의 고유한 수급동향에 따라 적지 않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다.
 
글로벌 유동성과 신흥국의 약진으로 국제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만일 이들 업종에서 과도한 주가상승이 일어난다면 이는 곧 중국이 인플레를 못 이기고 일단의 경기조정을 맞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이들 업종의 주가거품이 없는 한 신흥국의 경기피크는 좀 더 여유가 남아있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아무튼 이제까지 식상할 정도로 들어 온 중국 관련 테마를 또 다시 강조하는 이유는 그만큼 중국을 빼고 한국증시를 논하기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앞으로 중국관련주의 세부 내용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중국이란 나라가 최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경제체제와 내수시장의 역동성,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과 산업의 복합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증시에서의 중국 관련주 또한 예상보다는 빠르게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
 
어제의 중국관련주가 반드시 내일의 중국 관련주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뜻이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중국지도를 다시 활짝 펴 놓고 원점에서 중국경제의 다음 성장과정을 이끌 차세대 주도주를 따져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