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에 위치한 서래마을은 서울 속 ‘작은 프랑스’라고 불릴 정도로 이국적인 곳이다. ‘몽마르뜨 언덕’이 있고 프랑스 학교가 있다. 거리며 상점에서 다정히 인사하며 지나가는 프랑스인들을 보고 있자니 이곳이 서울인지 파리의 어느 작은 동네인지 헷갈릴 정도다.
 
강남 여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고 한국에 거주하는 프랑스인의 반 이상이 사는 지역적 특성 때문인지 서래마을은 그간 외부인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덕분에 외부인을 위한 상업적 시설보다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로 그들만의 문화권을 형성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프랑스 특유의 카페문화다.

메인거리인 서래로의 노천카페부터 작은 골목 안 구석구석 자리잡은 자그마한 카페까지 그야말로 카페의 천국이다. 최근 이런 서래마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있다. 유명한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타 지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오너들의 새로운 지점 오픈 등 ‘프랑스동네’에서 ‘다국적 동네’로의 변신이 눈에 띈다. 그 새바람의 중심에 오시정(5CIJUNG)이 있다.



독특한 이름에서도 눈치챘겠지만 서래마을 오시정은 가로수길을 대표하는 갤러리 카페인 오시정의 두번째 매장이다. 오시정은 흔히 카페하면 커피가 전부인 줄 알았던 시절 몸에 좋은 과일과 채소를 이용한 오가닉음료와 디저트, 다양한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카페로 출사표를 던져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그런 오시정이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이 하필 프랑스마을인 서래마을이라니 의아한 마음이 먼저 앞선다.
 
오시정하면 갤러리 이미지의 하얀벽과 조명, 그리고 곳곳에 카페 인테리어의 모티브가 됐다는 일본 화가 이노우에 아야코의 작품까지 도쿄의 자그마한 카페 하나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안쪽 좁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낯익은 그림과 빈티지풍의 공간이 펼쳐진다. 가로수점이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라면 서래점은 커다란 통창과 탁 트인 넓은 공간이 쾌적한 느낌인데 영화 카모메 식당이 연상되는 내츄럴하고 따스한 느낌은 그대로 가져왔다.
 
나무 소재의 바닥과 자작 나무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스칸디나비아풍 가구들과 의자들이 편안함을 더한다. 카페 곳곳에 둔 화분에는 여러 가지 식물을 심어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고 선반과 책상 위는 플레이모빌 등 소녀풍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냈다.
 
특히 입구 정면에 꾸민 동화 속 작은 오두막같은 부스와 인공잔디를 깔고 가든 용품을 배치해 마치 자연 속에서 차를 마시는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만든 야외 테라스는 서래마을 오시정만의 독특한 공간으로 갤러리카페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감각적인 모습이다.

카페 한켠에 위치한 따스한 느낌의 오픈키친에서는 제철 과일과 몸에 좋은 채소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건강음료와 수플레, 롤, 디저트, 식사 메뉴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데 본점에 비해 더 탄탄하게 보강된 느낌이다.
 
그 중에서도 바닐라, 초코, 블루베리, 치즈 네가지 맛의 수플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플레란 계란 흰자를 거품내고 부풀려 구운 프랑스 전통 디저트로 주문 후 바로 구워주기 때문에 20~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추천메뉴인 치즈수플레(1만원)를 주문했다. 제대로 만들어 봉긋하게 잘 부풀려진 수플레는 치즈의 고소한 내음과 바닐라빈의 향긋함이 코끝을 자극한다. 설명서에 쓰인 것처럼 가운데를 동그랗게 판 후 같이 내주는 아이스크림을 넣어 섞어 먹어야 제 맛인데 적당한 달콤함이 질리지 않아 자꾸만 손이 간다. 


 
부드럽고 달콤한 홍시 요구르트(9000원)도 인기 메뉴다. 음료를 시키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스콘도 오시정을 찾은 작은 즐거움 중에 하나. 디저트뿐만 아니라 일본식의 덮밥부터 소면, 피자까지 다양하고 특색있는 식사메뉴도 그냥 지나치면 후회할 것이다. 가지조림얹은영양밥(1만3000원)은 닭다리살, 우엉, 곤약, 유부을 넣어 지은 영양밥에 몸에 좋은 가지조림과 칼칼한 꽈리고추를 얹어내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은근한 감칠 맛으로 같이 내주는 김과 함께 싸서 먹으면 꽤나 든든해 몸 속까지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모든 메뉴는 재료손질부터 조리까지 일일이 신경쓰고 손이 가다보니 정성이 여간 들어가는 것이 아니지만 몸에 이로운 음식 만들기를 고집하는 오시정 대표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프랜차이즈 사업도 새로 시작한다고 하니 곳곳에서 반가운 얼굴을 자주 만나 볼 수 있겠다.
 
위치 : 서래마을 파리크라상 골목 30m 직진 좌측 톰볼라 2층
영업시간 : 정오 ~ 오후 11시 30분
연락처 : 02-599-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