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 버릇이 있다. 이러한 버릇은 여러 실험을 통해 거의 본능적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디데릭 스테이플(Diederik Stapel)이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2004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두 그룹으로 나눠 서로 다른 인물 사진을 컴퓨터를 통해 보여줬다. 한그룹은 ‘아인슈타인’ 사진이었고 다른 한 그룹은 ‘광대’사진이었다. 이때 0.11초의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보여줘 정확히 무엇인지 판단할 수 없게 했다. 이 실험을 반복적으로 실시한 다음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똑똑하다고 생각하는지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결과는 흥미롭게도 아인슈타인 사진을 본 대학생들이 광대사진을 본 대학생들보다 자신이 덜 똑똑하다고 평가했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아인슈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누가 아인슈타인과 비교해 자신이 더 똑똑하다고 느끼겠는가. 이는 ‘똑똑함’이라는 지적 특성뿐 만이 아니었다. 실험팀은 매력적인 스타 사진과 덜 매력적인 일반인 사진을 동일한 방법으로 제시했다. 이 역시 덜 매력적인 일반인 사진을 접한 대학생들이 매력적인 스타 사진을 접한 대학생들보다 자신이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동독과 서독이 통일된 후 동독인의 행복지수에서도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 통일 이후 동독인의 소득은 크게 올랐지만 행복지수는 오히려 통일 전보다 떨어졌다. 통일 전 동독인은 자신들보다 못 사는 구소련 국민들과 비교하면서 흐뭇한 마음으로 살았다. 하지만 통일 후에는 훨씬 더 잘사는 서독인을 비교대상으로 삼으면서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비교 심리는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비교 심리 때문에 무슨 일이든 더 잘하려고 하는 동인(動因)이 되기도 한다. 잘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비교 심리가 지나칠 경우에 발생한다. 행복에 있어도 비교 심리는 좋은 영향보다 나쁜 영향이 더 크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더 강해진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하면서 자신과 젊은 사람을 비교한다. 이러다 보니 나이가 들면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비교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소비에 대한 것이다. 이는 소비가 눈에 잘 띄기 때문인데 특히 남들이 감히 소비하지 못하는 것을 내가 소비할 때 더 즐거워하기 마련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듀젠베리(J.S.Duesenberry)는 개인의 소비가 주위 사람들의 소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소비의 상호의존 관계를 ‘전시효과’라고 부른다. 자신의 소득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잘 사는 남들과 같이 소비하다가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결국 ‘신용불량의 늪’으로 빠지곤 한다.
투자나 자산관리에 있어서도 비교 심리는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다 보니 남들이 살 때 같이 사고 남들이 팔 때 같이 파는 식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시장이 한껏 달아 올랐을 때 다른 사람을 쫓아 투자했다가 결국 적지 않은 손해를 보고 나서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빠져 나오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인 2007~2008년 자산시장에서 같은 모습이 재현된 바 있다.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비교 심리를 극복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행복한 투자를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서야 할 장벽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만의 기준을 명확히 세울 필요가 있다. 왜 투자하는지 본질적인 물음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난 다음에 투자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