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직업을 갖고 있는 연봉 1억원의 40세 전문직 종사자 두사람의 노후계획과 이에 따른 재무설계를 비교해 보자. A씨는 60세에 은퇴해 지방에 내려가 텃밭을 일구면서 고향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삶으로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A씨는 죽마고우와 함께 취미로 등산을 즐기는 상상만 해도 절로 웃음이 나온다. 그러한 인생설계를 위해 필요한 돈은 얼마 정도일까? 아마 3억원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반면 B씨는 현재 살고 있는 서울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에 살며 고급 취미생활을 계속 즐길 생각이다. 은퇴 후에는 친구들과 골프모임을 만들어 일주일에 한두차례 라운딩을 하고 세계 각국을 여행할 꿈에 젖어 있다. 그러한 인생을 위해 필요한 돈은 어느 정도일까? 아마 아파트를 제외하더라도 최소 15억원 이상은 있어야 할 것이다.
A씨와 B씨의 재무설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60세로 예상한 은퇴 직전까지 20년간 저축할 경우 A씨는 3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연간 1500만원을 준비하면 된다. 반면 B씨는 매년 7500만원을 모아야 15억원을 만들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여생을 살기 위해서는 B씨가 A씨보다 5배 이상 돈을 모아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A씨와 B씨가 인생관은 물론 각자 그리는 여생의 삶이 다른데, 현실에서는 똑같은 방식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두사람은 지금부터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먼저 생애소득을 계산해 봐야 한다. 두사람의 생애소득은 60세까지 20년 동안 매년 1억원을 번다는 전제 하에 총 20억원이 된다. 생애소득은 현재소비와 미래소비(현재저축+자산운용이익)의 합이다. 미래 시점에 원하는 금액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첫째는 저축금액이고, 둘째는 기대 수익률이고, 셋째는 시간이다. 즉 저축을 많이 할수록 만기금액은 커질 것이고, 같은 저축금액이라도 기대 수익률이 크면 만기금액도 커질 것이다. 또한 같은 금액이라도 저축하는 기간이 길수록 금액이 커진다.
이에 따라 A씨가 60세 이전에 소비할 수 있는 돈은 노후자금 3억원을 제외한 17억원이 된다. 반면 B씨는 20억원 가운데 15억원을 은퇴 후 자금으로 저축해야 되므로 현재 소비할 수 있는 금액은 5억원에 불과하다. 젊었을 때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한다.
앞의 사례는 우리가 왜 재무설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각자 가진 자원이 무한하다면 재무설계는 불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유한하고 우리가 벌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인생목표와 그에 따른 재무설계 결과 A씨는 매년 1500만원 정도 저축하고 나머지 돈은 현재생활을 더 즐기면서 여유 있게 생활할 수 있다. 반면 B씨는 본인이 원하는 수준의 황금빛 노후생활을 위해 현재의 소비지출을 극도로 줄이고 더 높은 기대수익률을 쫓아 열심히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
이처럼 인생목표를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재테크 방식은 판이하게 달라진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긴 안목으로 인생이라는 숲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당장 눈앞의 달콤한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자연히 미래에 소비해야 할 금액을 미리 다 써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
우리는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 인생 목표에 맞춰 시간과 돈을 효과적으로 투자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무설계야말로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행복한 채색작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