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홈쇼핑의 역사는 1995년 8월1일 한국홈쇼핑(현 GS 홈쇼핑)과 39홈쇼핑(현 CJ오쇼핑)이 8시간짜리 첫 홈쇼핑 방송을 내보내면서 시작됐다. 주부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홈쇼핑산업은 2002년 전체 매출 4조2000억원을 기록해 정점에 올랐었다. 한때 인터넷쇼핑몰의 등장으로 2005년까지 제자리걸음을 보이기도 했지만 꾸준히 성장하며 현재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비단 주부들뿐만 아니라 이제는 골프채와 DSLR 카메라를 가지고 싶은 직장인에서부터 오락기를 선물로 받고 싶은 아이들, 명품 화장품을 사고 싶은 아가씨들에 이르기까지 온 국민의 쇼핑노하우로 거듭난 홈쇼핑산업. 이번엔 이 홈쇼핑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한다.
우리나라 홈쇼핑산업은 크게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의 3강 구도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CJ오쇼핑은 작년 이전까지만 해도 GS홈쇼핑에 밀려 만년 2위에 만족해야했지만 최근엔 많이 달라졌다. 경쟁사대비 한발 앞서 진출한 중국 홈쇼핑시장에서 대박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 주요 요인이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정체상태에 빠진 국내 홈쇼핑업계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고객을 사로잡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홈쇼핑도 엄연히 TV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오래되면 지루해지고 식상해진다. 특히 홈쇼핑하면 떠오르는 멘트 "이제 몇분 안 남았어요"하며 호들갑을 떨던 판매방식이 조금씩 자취를 감추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요즘엔 쇼호스트와 함께 친근한 이미지의 방송인을 등장 시키는 프로그램이 많은데 성공케이스가 바로 CJ오쇼핑의 <왕영은의 톡톡! 다이어리>다.
<왕영은의 톡톡! 다이어리>는 매주 토요일 오전 8시20분에서 10시까지 방송되는데 무려 2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두말 할 것도 없이 바로 ‘왕영은’ 때문이다.
왕영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뽀미언니의 친근함과 아나운서의 똑똑하고 공정한 이미지다. 다른 연예인들은 홈쇼핑에 나와 제품을 칭찬하는데 바쁘다면 왕영은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기에 바쁘다. 가끔식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제품을 가지고 나온 업체 측 사람이 약간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그녀의 질문에 청산유수같이 나와야 할 제품에 대한 자랑은 온데간데없고 있는 그대로의 기능적인 설명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녀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일반 연예인과 달리 제품기획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짧게는 1~2주에서 길게는 수개월씩 해당제품을 직접 가정에서 써보기 때문에 현실감 있는 제품설명과 사용설명서에도 놓치기 쉬운 실제 활용 사례를 전해줄 수 있는 것이다.
좋은 물건을 싸게, 그것도 편리하게 집으로 배달해준다는 단순한 시스템의 홈쇼핑에서 벗어나서 시청자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내고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하게 되니, 무리해서 좋은 상품을 싸게 판다는 단순한 논리의 접근이나 끼워 팔기, 보너스상품, 가격할인 등의 마케팅적 요소는 덜 중요해진다. 즉 홈쇼핑에서 제품자체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부각시키면서 주부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런 변화와 파격의 중심에는 2008년 말에 부임한 이해선 대표가 있다. CJ제일제당 출신으로 빙그레, 아모레퍼시픽 등에서 전설적 마케팅 신화를 쓴 그는 대표로 취임하면서 딱 두가지만 주문했다고 한다.
‘뻔한 것은 방송하지마라’,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승부하라’가 그것인데 ‘CJ홈쇼핑’에서 ‘CJ오쇼핑’으로 사명을 바꾼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CJ오쇼핑은 온라인(online)과 온에어(on-air)를 아우르며 최적의(optimus) 상품을 언제어디서나 쇼핑할 수 있다는 옴니프레즌트(omnipresent)의 뜻을 지닌다고 한다.
새로 바뀐 사명처럼 CJ오쇼핑의 미래도 밝다. 중국 자회사인 동방CJ가 높은 성장과 이익을 달성하면서 해외 진출에 대한 신뢰를 높였고 이를 바탕으로 인도시장에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도시장의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신영증권에 따르면 내년 인도 법인의 취급고가 약 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외 증권사들도 긍정적인 주가판단을 내리고 있는데 특히 10월 말 이후에는 목표치의 상향 러시가 이뤄지고 있어 목표가는 30만~40만원까지가 다수의 의견이다.
그 어떤 화려한 수식어도 불필요한 제품 자체로 승부하겠다는 CJ오쇼핑. 주부들에게는 신뢰가는 홈쇼핑 채널로 주식투자자들에게는 큰 수익으로 보답하는 기업으로 지속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