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는 사람이라면  예식장 예약하기에 앞서 (전세)집부터 구해라. 전세 살고 있다면 중개수수료(복비) 내는 한이 있더라도 만기 전에 서둘러 움직여라."
 
11월11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만난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심각한 전세난이 비단 올해나 내년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고 진단한다. 지금 필요한 건 '남들보다 한발 빠른 움직임'이라는 당부다.
 
안갯속같이 뿌연 부동산 정세, 제대로 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동산에 관한 세간의 궁금증들을 파헤쳐본다.  
 

Q. 심각한 전세난 때문에 서민들의 속이 탄다. 대책이 없나?
 
A. 수급의 문제다. 내년에는 수도권 새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올해보다 30% 이상 뚝 떨어지기 때문에 전세난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서울에서 한 지역만 재개발·재건축해도 (멸실로 인한) 전세 수요가 급증하는데 현재 서울 뉴타운 곳곳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묶여 있다. 분양이 잘 안되니 사업 시기를 자꾸 늦추는 거다. 그런데 생각해봐라. 강북지역 다가구 집 한 채에 네다섯 가구가 사는 일이 흔한데, 새로 입주할 곳이 없으면 이 사람들이 갈 곳이 없다.
 
또한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밀집 지역 사람들이 외곽으로 가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2008년 잠실지역 아파트는 109㎡정도가 1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이제 4억원이 넘게 올랐다. 워낙 많이 올랐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외곽으로 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재정착률이 80%를 넘었다. 학군 때문에 자리잡은 사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정착하는 것이다.
 
이렇게 전세 물건이 귀한 시기에는 '눈높이를 낮게, 동작은 빨리'가 중요하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세대·다가구 주택도 멀리하고 아파트나 오피스텔만 찾는데 눈높이를 낮추고, 전세 만기가 다가오면 보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 예컨대 12월 말이 전세 만기라면 예전처럼 12월 초에 알아보지 말고, 11월 중순에는 집을 구해야 한다.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내는 한이 있더라도 만기 전에 움직여라.
 
Q. 인구는 점점 줄어드는데 주택은 왜 이렇게 부족한 것인가?
 
A. 10년은 기다려야 한다. 인구 감소로 인해 도심의 주택 부족 문제가 나아지려면 말이다. 인구는 줄고 있지만, 가구 수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 들면 혼자 살고, 이혼해서 혼자 사는 등 가구 수는 증가한다. 정부는 이 때문에 1인 가구 등을 위한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을 장려하고 있지만, 방 하나짜리 주택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공급 부족 현상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Q. 앞으로 전세제도가 사라지고 월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데.
 
A. 전세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유일한 제도이지만 쉽게 사라지기는 어렵다. 전세 끼고 집을 산 사람들이 이미 많으니까. 또한 요즘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집들이 '100% 월세'는 아니다. 갑자기 전세 가격이 뛰니까 세입자들이 충당할 수 없는 부분을 보증부 월세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Q. 그렇다면 '대책 없는' 전세난 속에서 집을 사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나. 현재 집 가진 많은 사람들이 '하우스푸어'로 불리는 상황인데.
 
A. 사람들이 집에 대한 욕구는 높은데, 지금 집을 사지 않는 건 주택시장의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지금 집을 사도 되냐"고 물어보면 "빨리 사라"고 답해준다. 역발상으로 남들이 안 살 때 사야 한다. 지금도 약간 늦은 감이 있다. 급급매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집을 주로 구입하는 연령이 30~50대인데, 전국적으로 보면 내년부터 해당 연령층이 감소세로 돌아선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이 많은 수도권은 2018년부터 꺾일 전망이다. 앞으로 10년, 짧게는 8년 정도 수도권의 주택은 전망이 어둡지 않다. 단 금리 인상을 등을 감안해 부채는 전체 자산의 3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접근해라.
 
점점 도심으로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인 서울 (IN SEOUL)'이면서 중소형 주택, 교통이 좋은 곳이 블루칩이다. 특히 지하철 요지가 관건이다. 만일 버스를 타고 나와서 지하철로 바꿔 타야 하는 등의 입지조건이라면 신중해야 한다. 이런 곳은 가격 유지는 몰라도 오르기는 어렵다. 대출 받은 경우 금융비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주택을 사는 것보다는 전세 사는 편이 유리하다."
 
Q. 보금자리 청약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준다면.
 
A. 보금자리 청약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우선 인기지역에 청약할 수 있는 수준인지 짚어보라. 청약통장에 최소 1000만원 이상은 예치돼 있어야 과밀지구에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다. 인기지역에 청약할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보금자리주택만을 쳐다볼 필요 없다.
 
과거에는 보금자리주택이 반값아파트로 불리기도 했지만 근래에는 주변 시세가 떨어지면서 비인기 지역이라면 타 지역에서 급매물을 사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또 보금자리 중에는 신도시급으로 규모가 큰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데, 규모가 적은 지역은 리스크가 더욱 커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Q. 내년 전반적인 부동산 전망 및 투자 방향은?
 
A. 내년 부동산 시장은 앞서 말한 대로 도심의 입주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의 급락을 면할 가능성이 높다. 바꿔 말하면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방은 투자 대상에서는 논외다. 최근 부산 등 지방 부동산이 뜬 것은 2008년 말 분양가 상한제 영향으로 공급 물량이 끊겼던 것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강남 오피스텔 등 반짝 이슈도 조심하라. 최근 강남 오피스텔이 50대1에 가까운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인기몰이를 했는데 이는 자산의 버블 때문이다. 돈이 자꾸 풀리니까 '아닌 상품'에도 돈이 일시적으로 쏠리는 것이다.
 
이제 부동산은 장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부동산 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시장이 요동치는 현실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품이 이상적이다. 이를 테면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를 감안해 도시형 생활주택을 5채 이상 매입해 임대 사업자 등록을 하는 방안을 눈여겨볼 만하다. 소형은 취득세가 면제되고 10년 후에는 일반 과세로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가나 건물 투자는 리스크가 크다. 경기가 호전됐다고 해도 대기업이 잘 나가는 것이지 자영업자들은 어렵기 때문이다.
 
시절이 수상할 때에는 묻지마 투자는 절대 금물이다. 부동산 시장을 읽기 어렵다면, 부동산 대신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돈을 지키는 게 차라리 유리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