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헤지펀드를 설정하고 운용할 수 없다. 투기적인 요소가 많다며 감독기관이 법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만간 국내에 헤지펀드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일부 증권사들은 이미 헤지펀드 관련 팀을 구성해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헤지펀드시장이 열렸을 경우 신속하게 대응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특히 중요한 것이 헤지펀드를 책임질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일이다. 투기적인 이미지를 벗고 안정적으로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남영 신영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을 통해 헤지펀드가 국내 주식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알아봤다.
◆여유자금 많은 고액자산가에 적합
헤지펀드는 일반펀드와 달리 코스피200 등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고 절대수익만을 추구한다.
박남영 연구위원은 "통상적인 뮤추얼펀드는 자산군이 정해진 상태에서 인덱스를 추종하며 아웃퍼폼하는 게 목표다. 반면 헤지펀드는 어떤 곳에 투자하든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식이다. 말 그대로 돈을 버는 게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만큼 헤지펀드는 유동성에 한계가 있다. 포트폴리오에 비유동성자산이 상당수 포함되기 때문이다.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서 일반펀드처럼 쉽게 환매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헤지펀드는 환매조건이 까다롭다. 박 연구위원은 "보통 가입 후 1년 동안 환매가 안 되는 조건이 붙는다. 따라서 여유자금을 충분히 보유한 고액자산가가 헤지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고액자산가라 해도 여유자금이 어느 정도 있느냐가 중요하다.
◆헤지펀드의 리더 '프라임 브로커' 양성
헤지펀드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도입되기 위해선 유능한 프라임 브로커(Prime Broker)가 있어야 한다. 헤지펀드 운용 인원은 10인 이하의 소수로 구성된다. 따라서 회계, 중개, 리서치 등 펀드 운용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데 애로가 있다.
프라임 브로커는 바로 자본소개(Incubating)부터 상담(Consulting)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헤지펀드 전문가다. 리서치서비스, 브로커리지, 레버리지 제공, 유가증권 대차, 자산보관, 리포팅, 자본조달 주선 등도 프라임 브로커의 서비스에 포함된다.
박 연구위원은 "헤지펀드가 국내에 도입되기 전 프라임 브로커를 미리 양성해야 한다"며 "프라임 브로커 없이 헤지펀드시장을 열 경우 외국계에 자리를 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일부 증권사들은 외국에서 경험을 쌓은 유능한 프라임 브로커를 영입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Long/Short 펀드' 위주의 전략
헤지펀드는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 Long/Short, Event-Driven, 글로벌 메크로, Managed Futures, 채권재정거래, Emerging Market, 시장중립, 전환사채 등이 대표적인 헤지펀드 전략이다.
이중 Long/Short이 전체의 28%를 차지하는 가장 널리 쓰이는 전략이다. 'Long'은 주식을 많이 담는다는 의미이고, 'Short'은 가격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를 의미한다. 즉 주식보유와 공매도를 결합해 시장노출도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박 연구위원은 "위험 관리가 가능하고 유동성이 좋기 때문에 Long/Short펀드를 우선적으로 제안할 만하다"며 "만약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Long/Short펀드가 돼야 하고, 실제로 대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도입 대비해 분주히 움직이는 증권사들
일부 증권사들은 헤지펀드 도입에 대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회사 내에 헤지펀드 담당 팀을 구성했고, 해외시장에서 실제 운용을 하며 레코드를 쌓아가고 있다.
KB투자증권은 1년 전부터 프라임브로커리지팀을 꾸렸다. 해외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했던 전문 프라임 브로커인 김재형 씨가 팀장을 맡고 있다. 김 팀장은 "아직 국내에선 헤지펀드를 조성할 수 없지만 미리 관련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도 적극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헤지펀드 관련 부서인 GIS(Global Investor Services)본부를 구성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하고 GIS본부에 PBS(Prime Brokerage Services)팀을 신설했다"며 "국내외를 막론한 전 세계 기관투자자나 펀드들을 대상으로 증권대차거래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고, 향후 새로운 팀과 전문인력을 추가 편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대차거래, 성과분석, 리스크관리 등 헤지펀드와 관련한 다양한 시스템 개발이 완성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3년여 전부터 싱가포르에서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하며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최근에는 VVIP서비스 프리미어블루를 론칭하고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헤지펀드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삼성증권은 지난 3월 영국계 헤지펀드 운용사인 맨인베스트먼트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