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회사들이 다가오는 새해의 사업 목표를 설정한다. A전자도 사장님 주관 하에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도 사업전략회의를 진행 중이다. 마케팅 본부장이 나와 새해 매출목표를 발표한다. "현재 시장 여건이나 경기 상황, 그리고 내부 생산여력 등을 감안할 때 새해에는 8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저희가 최선을 다해 100억원까지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순간 사장님의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회의실에 찬바람이 분다.

사장님은 내심 마음이 편치 않다. '아니 적어도 150억원 정도는 목표로 잡아야 120억원 정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사람들이 좀 더 잘해 볼 생각은 하질 않는단 말이아. 도대체 도전의식이 없어!' 사장님은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서둘러 회의를 정리하며 말한다. "100억원으론 우리의 사업 목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120억원을 목표로 잡고 새해에도 열심히 합시다!"

시장여건이나 내부 역량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힘들 정도로 높게 설정한 도전적 목표를 '스트레치 목표(Stretch Goal)'라고 한다. 이는 매우 높고 힘든 목표를 부여함으로써 구성원들이 기존의 업무 관행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헌신적으로 일을 해 높은 성과를 내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개념은 GE의 전 회장이었던 잭 웰치가 사용하면서 주목받아왔으며 많은 기업들이 목표 설정과정에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치 목표는 오히려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마치 고무줄을 지나치게 잡아당기면 결국에는 끊어져 버리는 것과 같다. 경영학자인 케네스 톰슨은 목표의 난이도와 성과는 '역의 U 자형'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목표가 너무 어려우면 사람들은 달성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돼 목표를 마음으로 수용하지 않게 되고 결국 구성원들이 좌절하게 된다는 것이다.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는 생각에 정당하지 못한 수단이나 방법을 동원한다거나 일단 쥐어짜고 보자는 식의 경영으로 흐르는 등의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경영자가 지나치게 황당한 목표를 세워 강요한다면 구성원들의 회사 생활 자체가 불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산관리나 투자에 있어서도 지나친 스트레치 목표를 자주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목표다. 사실 이는 목표가 없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행복한 투자를 가로 막는 지나친 스트레치 목표는 크게 두가지 원인에서 비롯된다.

첫째, 다른 사람과의 비교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 몫의 절대적 수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몫과 비교한 상대적 수준에 대해도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막상 자신을 보지 않고 자꾸 남을 보다 보면 목표가 커지기 마련이다.

둘째, 금방 적응하고 나면 더 나은 것을 갖고 싶어하는 욕망(Wants)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필요(Needs)는 충족될 수 있는 것이지만 욕망은 절대로 충족될 수 없는 것이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가진 것이 늘어나면 가지고 싶은 것도 늘어난다. 결국 농구 실력이 좋아지는 것에 비례해 농구골대가 높아진다면 골을 넣기가 어려워져 영원히 자신의 농구 실력에 만족할 수 없게 되는 것과 같다.

올바른 자산관리나 투자목표는 시장의 변동성에 따른 갈등과 스트레스를 막아주고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준다. 따라서 행복한 투자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올바른 투자목표다. 인생의 어떤 이벤트를 위해 언제까지 어느 정도를 모을 것이라는 식의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돼야 한다. 그리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