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고치 기록(2045.39)도 다시 썼고 역대 최고 주가를 향해 가고 있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는 지난 2007년10월31일 기록한 2064.85다.
그런데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재미없다"는 말들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연일 쏟아지는 '축포'가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을 뿐, 정작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은 "이제 손실 폭을 줄이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개인 종목은 여전히 '마이너스'
증권사 지점 직원들이 전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코스피2000시대와는 거리가 있다.
송정환 현대증권 부띠크모나코지점 과장은 "시장은 좋은데 개인들의 포트폴리오는 씁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달곤 HMC투자증권 부산지점장도 "반갑기만 한 코스피 2000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도대체 개인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들이 순매수한 종목은 코스피시장에서 POSCO, 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생명, 한국전력 등이다.
이 가운데 POSCO와 한국전력은 연초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POSCO가 22.7% 하락했고 한국전력도 13.6%나 하락했다. 삼성생명 역시 공모가 11만원보다 한참 아래인 9만9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투자한 개인들도 마찬가지다. 개인들이 올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코스닥 종목은 태웅과 서울반도체, 루멘스, 태광, 인프라웨어 등이다. 이들 종목은 모두다 연초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태웅은 35.9% 빠졌고 인프라웨어도 53.1% 이상 하락했다.
반면에 코스닥시장에서 개인들이 순매도한 종목들은 대부분 주가가 상승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연초대비 20% 이상 올랐고 셀트리온도 131.3% 상승했다. 덕산하이메탈과 CJ오쇼핑도 60~70%대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여전히 지지부진
개인들이 '재미없어' 하는 장세는 지수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개인들이 주로 투자하는 중소형주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 중형주지수는 연초대비 12.4% 오른 상태다. 소형주지수 수익률도 15.4% 수준이다. 대형주지수가 23.6% 코스피지수가 21.1% 상승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력이 없는 모습니다.
개인 투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지수의 경우 오히려 연초대비 1.7%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은 올해 초 '신년효과'를 톡톡히 보며 반짝 상승했지만, 5월 이후 유럽 재정리스크가 불거지며 급락한 후 횡보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중소형주들의 움직임이 둔한 이유에 대해 '쏠림 현상'에서 원인을 찾는다. 선풍적 인기를 끌며 등장한 자문형 랩이 일부 대형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급등세를 이끌자 환매 압력에 시달리고 있던 기관에서는 중소형주를 팔아 대형주를 살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 주요주체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는 외국인과 연기금이다 보니 대형주 장세가 됐다"며 "투자자문사 및 자문형 펀드로 돈이 몰리며 특정 소수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운용하는 스타일이 시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성장성 측면보다 리스크 측면이 우선적으로 반영됐다는 설명도 있다. 위기 이후 아직까지 남아있는 일말의 불안감이 보다 안전한 대형주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것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AA- 이상의 대형주들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위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됐다"며 "반면 BBB- 수준의 중소형주는 이번 상승 장세 흐름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형·코스닥시장 언제쯤 회복될까
증권가에서는 당분간은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중소형주로까지 매수세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대형주에서 과열 신호가 나오는 것이 필요한데, 대형주 내부의 순환매 등으로 적절한 조정을 거치며 지수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50 기준 20일 이격도가 104.19%로 과열권인 106% 수준에는 도달하지 않았다"며 "일부 종목의 경우 최근 업종간 순환매 일어나며 과열이 해서돼 당분간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 지속되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연말 결산과 배당 등 '이벤트'가 남아있고, 기관의 연말 수익률 관리(윈도드레싱)와 프로그램 매수 유입 증가도 대형주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의 근거가 되고 있다.
조심스럽지만 내년부터는 중소형주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선 내년부터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증시에 반영될 경우 중소형주의 성장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이 2차 양적완화 정책과 감세안 연장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기 회복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며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에 연초부터 예상되는 정책효과가 맞물릴 경우 중소형주의 반전을 유인한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주들의 내년 이익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중소형주가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5년 대형주의 이익성장 둔화가 중소형주의 강세를 유도했던 사례가 있다"며 "특히 대형 IT주의 성장이 장기 둔화 국면에 들어간다면 중소형주의 초과수익이 장기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개인들이 주식 매수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중소형주 랠리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대상 연구원은 "개인들은 지난해부터 2년 동안 26조원의 펀드를 환매해갔고, 1년 전 특판됐던 예금의 만기도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인들이 적극적으로 주식투자에 임할 충분한 자금은 마련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