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비상장 기업들에 대한 가치평가가 엄격해지며 스팩이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도 많았다. 지난해 2월 상장한 나노신소재의 경우 공모가가 1주당 1만7000원 수준이었지만, 스팩으로 갔다면 7000원으로 평가받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비상장 기업들이 가치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만큼 직접상장을 하지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뚜껑이 열리자 스팩들은 앞뒤를 다퉈가며 합병을 성사시키고 있다.
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운영하는 한국스팩1호의 경우 4월 평균 거래량은 3만4700여주 수준인데, 스팩 합병이 본격화된 지난 11일 이후 평균 거래량은 6만4700여주로 늘어났다.
◆잇딴 합병 성공…투자자도 함박 웃음
성공적인 스팩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지금까지 합병에 성공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그 대답이 보인다. 우선 스팩 합병 1호인 대신그로쓰스팩은 지난달 16일 터치패널 업체인 썬텔과 합병을 결정했다.
썬텔은 터치패널산업의 높은 성장성과 LG전자 납품업체라는 안정성을 인정받아 1주당 가치를 1만4332원으로 평가받았다. 자본총계는 130억7500만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93억7800만원 당기순익은 37억1800만원을 기록했다.
HMC투자증권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 납품업체인 화신정공이 합병 대상이 됐다. HMC스팩1호는 지난 11일 화신정공과 합병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화신정공의 자본총계는 416억9500만원이며, 지난해 매출액은 847억3400만원 당기순익은 47억1600만원을 기록했다.
신영증권이 운영하는 신영스팩1호가 선택한 회사는 자전거 제조업체인 알톤스포츠다. 알톤스포츠는 고급 레저용 자전거 및 환자용 차량 제조업체로 브랜드 ALTON으로 유명하다. 쉐보레 사브 베네통 등 고급 브랜드로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342억7000만원, 당기순익은 32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275억1200만원이며 부채총계는 97억원이다.
◆모두 제조업체…자산가치 눈길
합병 대상이 된 세 기업은 모두 제조업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대신스팩과 합병한 썬텔은 터치패널사업을 영위하고 있어서 성장성이 좋다는 평가다. 수익가치도 높게 평가받았다. 반면 자본총계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작다.
HMC스팩과 합병결정이 난 화신정공은 자산가치가 크다. 자본총계가 무려 416억원이나 된다. HMC스팩보다 자본 총계가 크다. 하지만 수익가치는 낮다. 안정적인 제조업체라 높은 수익성을 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알톤스포츠는 썬텔과 화신정공의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된다. 자본총계는 275억1200만원로 자산가치도 어느 정도 있다. 또 국내의 경우 시장이 한참 형성되고 있는 레저산업이라 성장성도 인정받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터치패널사업의 경우 아직 사업이 본격화되는 단계인 만큼 일반 제조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앞선다"며 "자산 가치로 안정적인 기업을 선호하면 HMC스팩을, 성장성에 베팅하고자 하는 투자라면 대신 스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세 기업의 공통점은 모두 매출액이 300억~800억원대의 중소형 기업이라는 것이다. 즉 현재 상장돼 있는 스팩들의 자본총계가 200억~250억원대인 상황에서 합병이 가능한 기업이 딱 이 정도의 크기라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본금 규모가 너무 크면 오히려 합병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스팩 투자가 기본적으로 합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주가 상승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인만큼 자본금 규모가 너무 큰 스팩에 투자할 때는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관심 스팩 투자 어떻게 할까
기존 스팩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면 신규상장하는 스팩의 공모에 참여하는 것도 한가지 투자방법이다. 현재 LIG마스터스팩과 골든브릿지제1호스팩이 상장승인이나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있는 상태고, 한양증권의 한양비에이치스팩이 상장예심을 청구해 놨다.
스팩은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전혀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스팩은 합병에 실패, 해산에 들어가도 공모금액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 일부 스팩은 이자를 쳐주기도 한다. 합병에 반대할 경우 매수청권을 행사하면 된다.
스팩의 유일한 리스크는 합병에 찬성했는데, 합병 이후 신주의 주가가 빠지는 것이다. 이같은 리스크마저 지기가 싫다면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스팩에 투자하는 펀드는 유진자산운용과 동부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유진자산운용은 지금까지 총 9차례에 걸쳐 펀드를 설정했다. 아직까지 청산한 것은 없다. 그러나 9개의 펀드가 모두 사모펀드라 일반 소액투자자들은 접근하기 쉽지 않다. 한번에 수천만원~수억원 정도를 투자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신규 펀드 설정을 계획 중인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한 스팩이 마무리돼 2호 스팩들의 상장이 본격화되면 그때 신규 스팩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부자산운용은 공모펀드 형태로 스팩에 투자하는 펀드를 내놨다. 동부SPAC증권투자신탁제1호와 SPAC투자비율을 30%이하로 조정해 안정성을 높인 동부SPAC증권투자신탁제1호[채권혼합]가 있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SPAC은 M&A전문가에 의해 운용되지만 이들의 전문성에 대한 판단이 불가능한 개인투자자의 경우 개별 SPAC에 대한 집중투자보다는 SPAC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며 "투자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분산투자뿐만 아니라 최근 SPAC 공모 시 청약경쟁률이 높아지고 있어 물량배정 면에서도 스팩펀드 투자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