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홍수라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펀드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투자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어떤 자산운용사와 유형의 펀드를 고를 것인지, 몇개의 펀드에 분산해 투자할 것인지 고민해 봤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외에도 펀드를 고르는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역량있는 펀드매니저를 선택하는 일이다. 어쩌면 펀드에 투자한다기보다는 특정 매니저에게 투자한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펀드매니저의 운용 철학과 전략, 그리고 종목과 시장을 보는 능력은 펀드 수익률을 결정하는 첫번째 요소나 마찬가지이다.

김경훈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2본부 펀드매니저 역시 고객의 돈을 맡고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절대 본인 스스로를 최고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또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를 1등 펀드로 만들겠다는 무리한 욕심을 내진 않는다. 펀드 운용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남들이 모두 실패하는 하락장에서도 승률을 높이며 꾸준한 수익을 올리는 것이라는 게 김 매니저의 철학이다.

류승희 기자

◆금융위기에서 배운 리스크관리의 중요성

김 매니저는 금융위기 때 혹독한 경험도 해봤고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손실을 맛 본 적도 있다. 그리고 그런 쓰린 경험들은 그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김 매니저는 리스크 관리를 펀드 운용의 제1원칙으로 삼는다.

수년간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그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용을 맡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필 그 시기는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였다. 오죽하면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웠을 정도라고 한다.

김 매니저는 "운용을 처음 하다 보니 하락장의 압박을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며 "하지만 어려운 시장에서 운용을 시작하니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을 했다"고 회상했다.

시작부터 금융위기를 경험한 덕분에 그는 리스크 방어에 항상 집중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다. 아무리 유망한 기업을 찾아냈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 체크 과정을 거친 뒤에야 투자 여부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그는 "한번은 철썩 같이 믿고 투자했던 기업이 생각과 다르게 움직였고 결국 큰 손실을 봤다"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그 기업의 차트를 책상에 붙여 놓고 매일 보면서 반성하고 신중을 기한다"고 말했다.


 
◆구조적 성장 및 턴어라운드 기업에 투자

아울러 김 매니저는 상승장에서 1등을 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승장이 아닌 하락장에서 1등을 하는 게 중요하다. 진짜 실력은 하락장에서 나온다"며 "상승장에서 1등을 하지 못하더라도 하락장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며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게 펀드 운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수익과 리스크 관리,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김 매니저가 고집하는 두가지 종목 선정 원칙이 있다. 하나는 2~3년간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기업이고, 다른 하나는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기업에 투주하는 것이다.

그는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란 단순히 사이클이 좋아서가 아니라 업황과 무관하게 성장하는 기업"이라며 "업황을 넘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턴어라운드 기업에 투자할 때는 실패가 더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펀드투자자들을 위해 복리효과의 중요성도 설명했다. 김 매니저는 "펀드투자는 복리효과를 위한 것이므로 잃을 때 조금 덜 잃고 벌때 조금 더 버는 것에 목표를 둬야 한다"며 "개인들이 기관이나 외국인과 경쟁하려 하지 말고 긴 안목에서 누적된 수익을 누리기 바란다"고 밝혔다.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채권혼합] 펀드

김경훈 매니저가 운용하는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채권혼합] 펀드는 대표적인 퇴직연금 액티브펀드 중 하나다. 이 펀드는 한국의 대표적인 그룹들과 미래 한국대표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높은 기업군에 집중 투자해 장기적인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업종이나 시가총액 비중보다 산업 내 비중, 시장지배력, 글로벌 경쟁력 등을 우선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대상을 15대 그룹 관련 기업, 금융그룹 관련 기업, 공기업, 성장잠재력이 높은 도약기업군 등으로 분류해 집중 투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30일 현재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채권혼합]의 설정 후 수익률은 67.41%다. 1년과 3년 수익률도 각각 14.56%와 33.74%로 양호하다. 안정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자금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설정액은 1248억원에 달하고 있다.

김 매니저는 "150여개의 퇴직연금 채권혼합형펀드 중 설정액이 1000억원을 넘는 펀드는 이 펀드를 포함해 4개뿐"이라며 "급변하는 환경변화를 기회로 잡을 수 있는 기업이 향후 주도주로 부각될 것이므로 구조조정, 핵심비즈니스, 글로벌화에 초점을 맞춰 종목을 선정하고 다른 펀드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