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들의 말 한 마디와 이들이 내세우는 정책, 공약 등이 '테마 아닌 테마'로 만들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유력 대선 후보들의 이름을 딴 테마주들이 우후죽순 등장하다보니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운이 좋은 투자자들은 매수와 매도시기를 기가 막히게 잘 잡아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단기간 급등락을 반복하는 테마주에 투자해 수익을 노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증시전문가들도 근거 없이 주가가 오르는 종목에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있으므로, 대선 테마주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대선 앞두고 요란해진 테마주
최근 언급되고 있는 대선테마주는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문재인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과 연관이 깊다. 이들이 추진하려는 정책은 물론이고 직간접적인 인맥까지도 주목받으면서 관련 기업들이 하나의 테마로 묶인 것.
'박근혜 테마주'의 경우 저출산, 고령화 정책 등과 관련돼 있다. 대표적으로 유아 의류 및 용품 등을 생산하는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네오팜 등과 의료 및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스페이스, 메타바이오메드 등이 테마주로 꼽히고 있는 상황.
그런데 정치인들의 이름을 딴 테마주들은 정작 정책과 관련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오히려 이들의 인맥만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문제다. 그만큼 해당 기업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당한 평가는 없이 테마에 편입됐다는 의미이다.
박근혜 테마주는 물론이고 손학규 테마주에 이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테마주까지 대부분 인맥만을 근거로 한 테마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손학규 테마주로 꼽히는 기업들은 한세예스24홀딩스, 국영지앤앰, 서호전기, 국보디자인 등이며 문재인 테마주로는 대현, S&T모터스, 피에스엠씨, 유성티엔에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근거 없이 치솟는 테마주가격
대부분 테마주의 특징이 기업의 가시적인 성과보다 근거 없는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떨어진다는 점이다. 정치인과 관련된 테마주일수록 그런 비정상적인 모습이 잘 나타나곤 한다.
실제로 올해 들어 몇몇 대선테마주들이 100~200% 이상, 많게는 400% 이상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기업들 대부분이 주가급등 사유에 대한 조회공시에서 '이유 없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기업도 아닌, 저가주들이 대부분이어서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월3일 기준으로 연초(1월3일) 이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대선테마주는 바이오스페이스다. 이 기업의 주가는 1월3일 2750원이었지만 8월3일 현재 1만4450원까지 올라 무려 425.4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령메디앙스와 아가방컴퍼니도 각각 389.09%와 300.56%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운메디칼은 215.89%의 상승률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대유에이텍, 성안, 오텍, 토탈소프트, 메타바이오메드, 대현, 유성티엔에스, 국영지엔엠, 국보디자인, 동방, 한서예스24홀딩스 등이 연초 이후 주가가 100% 이상 오른 대선테마주들이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정치인 관련 테마주는 테마가 될 수 없는 테마로 보면 된다. 특히 대선테마주는 근거 없는 소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대선테마주, 대주주 배만 불려줬네
대선테마주가 주식시장에서 활개치고 있지만 정작 이득을 보는 투자자는 관련 기업의 대주주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선테마주로 꼽히는 몇몇 기업의 대주주들이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주주 매물이 쏟아져 나오자 주가가 급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 결국 무심코 대선테마주에 따라들어간 일반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처지가 된 셈이다.
얼마 전 손석효 아가방컴퍼니 명예회장은 자신이 회장직을 맡고 있는 쿼즈라인에 증여했던 아가방컴퍼니 주식 200만주를 매도했다. 주식 매각으로 손 명예회장이 누린 차익은 300억원 이상이다. 현 대표이사인 김욱 회장도 같은 시기 24만주를 팔아서 약 40억원에 육박하는 차익을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대표가 회사주식 50만주를 팔아 약 20억원을 현금화했다. 차기철 바이오스페이스 대표와 특수관계인도 주가가 크게 오르자 주식을 처분했다.
차 대표는 4000원대이던 주가가 9700원대까지 치솟은 시점에서 36만주 이상을 팔아 36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이에 앞서 차 대표의 친인척들도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했다.
올해 초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이자 EG 최대주주인 박지만 씨가 EG 보유지분 2.67%(20만주)를 장내매도 한 바 있다. 당시 주식처분으로 박 씨는 74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실현했으며, 그 후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