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원자금도 눈에 띄게 늘었다. 올해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목표액은 30조8000억원. 지난해 공급실적(29조4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 늘린 규모다. 또 정책금융 역시 16조원 늘어난 186조원 수준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중소기업 대출이자도 대폭 낮췄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연 3%대 중소기업 대출 상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일정기간 내 금리혜택을 주는 특판형식으로 진행되기는 하지만 높은 이자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3% 中企 대출 받으세요
우리은행은 지난달 중순 중소·중견·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연 3%대 '우리 기업사랑대출'을 출시했다. 금리는 신용등급 'BBB0'의 경우 운전자금은 최저 연 3.49%, 시설자금은 최저 연 3.12%다. 제조업·수출입기업에 대해서는 시설자금대출 한도를 5~10%포인트, 담보인정비율을 10%포인트 우대하기로 했다.
한국씨티은행도 연 3%대의 중소기업 대출을 3월 말까지 판매한다. 금리는 최저 연 3.96%로 2년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기존 1년 만기 고정금리 대출상품이 최저 연 4.96%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대출 대상은 매출 100억원 이하의 중소기업으로 최고 5억원까지 가능하다. 사회공헌기업, 여성기업인 등에게는 최대 0.6%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담보 시세가격의 최대 75%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최대 1.8%포인트까지 금리를 내려주는 상품을 중소기업에 적극 지원키로 했다. 또 신용보증기관에 내는 보증료 일부를 은행이 부담해주는 상품도 출시했다
기업은행도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연 3~4%대 초반으로 내렸다.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에 38조원의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지점장에게 특별금리우대 전결권을 주는 등 중기대출을 장려하고 있다. 또 7조4000억원 규모의 KB신용보증특별출연 협약대출을 특화상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연 3% 대출상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조율 중이지만,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보여진다.
◆중소기업자문센터 만들고 인턴 채용도 우대
신한은행은 최근 신한은행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사회책임경영위원회는 서민금융, 중소기업, 소비자보호, 사회공헌을 중심으로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에 나선다. 이를 통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연체이자를 감면해주고 대출이자를 유예해주기로 했다.
외환은행도 국내 은행 처음으로 '중소기업 글로벌 자문센터'를 설립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한다. 특히 환리스크 관리부터 진출국의 세무, 법률, 금융거래 기법 등을 전수하고 투자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자금 중개역할도 맡는다.
일부 은행은 중소기업의 고충을 이해하기 위해 중소기업 인턴 경험자를 우대하는 특화 채용에 나섰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신입행원 210명 가운데 정원의 5%를 중소기업 인턴 경험자로 선발할 계획이다. 최소 10명을 중소기업 인턴 경험자 우대전형으로 선발하는 셈이다. 중소기업 인턴채용 우대는 중소기업의 고충을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모집분야는 일반분야와 정보기술(IT)분야로 학력·연령 등 지원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열린 채용으로 진행된다. 이들은 일반행원과 동일한 조건에서 근무하게 된다.
◆옥죄는 금융당국… 울며 겨자 먹는 은행들
이처럼 은행들이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뜩이나 저금리 기조로 금융시장이 좋지 않은데, 연 3%대의 중소기업 대출상품을 출시하면 역마진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중소기업 지원이 자율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부 눈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상황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지원에 어긋나는 행위에 대한 감사가 심해지고 있다"면서 "은행에서 잘못한 일이 있으면 당연히 징계를 받아야 하지만, 평소보다 강도가 센 관리·감독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역마진과 함께 연체율 관리도 비상이다.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1%로 2011년 말 0.89%에 비해 0.11%포인트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1.18%로 1년 전(1.10%)보다 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환율 악재까지 더해져 연체율이 더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환율 급락에 수출 중소기업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자칫 은행의 무리한 중소기업대출이 부실로 돌아올 수 있는 셈이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은행이 제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중소기업의 대출확대는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면서 "경기부진으로 중소기업의 업황이 악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부실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은행이 중소기업 자금지원에 중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부실 확대요인이 잠재해 있어 대출과정에서 철저한 신용평가가 요구된다"며 "경기사이클에 따라 중소기업 부실문제가 반복적으로 부각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유망 중소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