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없다더니, 박근혜 정부가 결국 굴복했다. 정부는 지난 2일 일반 법인에 적용되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율을 현행보다 1%포인트 인하하는 조치를 추진키로 했다. 지키지 못할 정치적 약속을 했다는 것을 인정한 셈. 공교롭게도 이 소식이 전해진 날 속보는 "한미 정상이 '동맹 6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한다"는 것이었다. 공(功)으로 과(過)를 덮기 위한 것일까. 그런가하면 일본과 중국에서 130명을 숨지게 했던 살인 진드기가 국내에서 발견되고, 삼성전자 공장에서 불산이 또 누출되는 등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소식도 잇따랐다.
◆투자활성화 대책 발표
정부가 지난 1일 기업 규제개선을 중심으로 한 투자활성화 대책안을 발표했다. 각종 규제로 발이 묶인 기업에 투자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게 골자다. 우선 대기업과 외자간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데 걸림돌이었던 의무지분보유율(100%) 규정을 대폭 풀고 산업단지 내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허용키로 했다. 중소기업들이 신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높일 때 필요한 자금을 특례보증해주는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총 12조원 규모의 투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발 기업들의 배를 불리기보다는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든든하게 채우는 정책이 되길….
◆금융당국, 30여곳 퇴출기업 7월 결정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칼바람이 또다시 불어올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국내 대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작업에 돌입하고 오는 7월 퇴출 기업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신용으로 50억원 이상을 빌린 중소기업도 대상이 될 전망이어서 체감온도는 더욱 차갑게 다가오고 있다. 금융당국 등이 부실한 기업을 정리하는 것은 분명 건강한 국내경제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기업 종사자들이 직장을 떠나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 듯 보인다. 이 시점에서 '희망퇴직'과 '구조조정'의 공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정부와 국회가 반드시 곱씹어봤으면 한다.
◆SK 계약직 5800명 정규직 전환
SK그룹이 5800명의 계열사 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나선 것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이는 비정규직을 줄여나가려는 새 정부의 바람과도 맞물려 있고 그 규모도 역대 최대여서 귀감이 될 만하다. 개인은 물론 사회적 통합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규직 전환은 기업으로서는 많은 비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안정된 고용과 복지혜택은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연결된다. SK그룹의 선례를 통해 재계 전반의 분위기가 전환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삼성전자 또 불산 누출
지난 2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또다시 불산누출 사고가 났다. 올해 들어 벌써 두번째다. 그것도 협력사 직원의 목숨을 앗아간 지 3개월 만이다. 사고 장소는 반도체생산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장치 탱크룸. 1월 불산누출 사고로 사용이 중지됐던 탱크를 새 탱크로 바꾸던 중 연결배관에서 불산액이 누출됐다. 이 사고로 삼성전자 하청업체 성도ENG 직원 3명이 다쳤지만, 삼성 측은 사고 발생 3시간 뒤에야 이를 신고했다. 세계적 일류기업의 반열에 올라선 삼성. 글로벌 기업 위상에 맞지 않게 유독물질 관리·사고 대응체계 수준은 어찌 이리 허술한 것인가.
◆서울 아파트거래량, 석달새 5배↑
4·1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4월 한달 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올 1월 대비 5배가량 늘어났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5862건으로 전달인 3월(5170건)보다 696건, 1월(1182건)보다 4680건 증가했다. 한달간 거래량으로는 2009년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주택가격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 혜택 확정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세간의 기대대로 주택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데 성공하는 것일까. 봄바람 부는 5월, 본격적인 부활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질지 두고 볼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