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3개의 제약사를 혁신형제약기업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혁신형제약기업이 된 제약사들은 오히려 부담을 안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가 연구개발(R&D) 비용과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이 정책을 만들었지만 혁신형제약기업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지원을 받은 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상적인 영업 마케팅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게다가 지난 6월 초 복지부가 추진한 개정 규정에 따르면 혁신형제약기업으로 인증 받은 회사는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2010년 11월28일) 이후 리베이트 혐의가 적발되면 과징금 누계에 따라 인증 취소 규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특혜를 받은 제약사가 있어 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실제로 지난 6월 혁신형제약기업인 일동제약은 리베이트 혐의를 받고 있음에도 인증 취소를 당하지 않았다.
일동제약은 16억원의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3억8000만원을 부과 받았다. 하지만 리베이트 쌍벌제 이전 사건이라는 이유로 인증 취소 규정을 적용받지 않았다. 공정위 발표에 따라 지난 2009년부터 2010년 말까지의 사건으로 마무리되면서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취소 규정에서 과징금 누적을 피한 것이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7월 초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리베이트 적발 시 행정처분으로 인한 과징금이 1000만원 이하일 경우 1회에 한해 인증 취소를 회피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 논란을 키운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혁신형제약기업은 리베이트로 인한 문제가 여전히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만들어 놓은 정책"이라며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과거에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입증됐을 경우에도 혁신형제약기업의 혜택을 그대로 부여한다는 게 과연 제약업계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혁신형제약기업 정책은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제약사들의 리베이트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과연 필요한 정책인가'라는 뒷말까지 낳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월 중순 전국 230여개 병·의원과 약국에 21억여원의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일양약품 임직원과 리베이트를 받은 의·약사 등 총 32명을 적발, 재판에 넘겼다. 또 지난 5월 광동제약은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으며, 삼일제약도 같은 시기에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으로부터 리베이트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는 등 사회적 폐단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해 전체 제약사 수에 비해 혁신형제약기업을 많이 뽑았다는 지적과 함께 지원 수준이 미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앞으로 적절하게 관리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공고를 연 1회 이상에서 2년에 1회 이상으로 변경하고 오는 9월까지 개정작업을 마무리해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