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희 기자
'몰빵' 비난 물타기, '롯데' 뺀다?… 업계 뒷말 무성

롯데로지스틱스가 사명변경을 검토 중인 것을 놓고 말들이 많다.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롯데로지스틱스의 사명변경은 '롯데' 부분만 빼고 새로운 명칭을 채택하는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로지스틱스의 사명변경은 최근 일감몰아주기 논란 등으로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영업확대까지 노리는 계산이 깔려있다. 다만 당사자인 롯데로지스틱스 측은 사명변경의 외부 노출에 극히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롯데로지스틱스의 사명변경을 두고 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로지스틱스가 최근 회사명 변경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롯데로지스틱스가 일감몰아주기 논란으로 퇴색된 사명을 버리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로지스틱스 측은 "일각에서 근거 없는 사실을 퍼트리고 있는 것"이라며 "사명변경 계획은 전혀 없고 앞으로도 롯데로지스틱스라는 이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사명 변경한다 - 이미지 쇄신 위해

롯데로지스틱스가 사명 변경 논란에 휩싸인 가장 큰 원인은 '일감몰아주기'로 압축된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유통과 식품, 석유화학, 일반제조 부문을 아우르는 계열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들 계열사와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롯데로지스틱스가 지난 7월23일 정정공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을 보면 지난해 내부거래 비율은 96.1%였다. 매출액 2조450억5000만원 가운데 1조9660억6500만원이 내부에서 거래됐다. 30대 그룹 계열의 물류업체 중 100% 내부거래 비율을 나타내며 첫번째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린 GS그룹 물류 계열사 STS로지스틱스에 이어 두번째다.

앞서 롯데로지스틱스는 정정신고 이전인 지난 5월31일 공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에서도 지난해 매출액 1조9660억6500만원을 모두 내부거래를 통해 올리면서 100% 내부거래 비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처럼 100% 내부거래 사실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서 일감몰아주기 논란으로 번지자 롯데로지스틱스는 지난 7월23일 대규모집단현황을 정정공시했다. 최초 공시한지 53일 만에 전체 매출을 변경했고 내부거래 비율도 수정 전 100%에서 수정 후 96.1%로 3.9%포인트가 줄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커지자 업계에선 "롯데로지스틱스가 사명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는 뒷말이 오갔고 '이미지 반전'을 노린 카드로 해석하는 분위기까지 만들어졌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로지스틱스는 일감몰아주기 물류기업의 상위에 랭크되면서 많은 비난을 받았기 때문에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라도 사명변경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롯데로지스틱스의 사명변경을 확신하는 주장을 들어보면 사명에서 '롯데'라는 명칭을 없애는 점이 부정적인 이미지 쇄신을 목표로 한다는 근거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롯데로지스틱스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였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롯데라는 명칭을 과감히 버린다는 것. 특히 롯데라는 명칭을 빼면 계열사 이외 더 많은 기업의 물류를 확보하는 것이 수월해진다는 것도 사명변경을 검토하는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로지스틱스는 이미 계열사를 주축으로 식품과 의류, 유통뿐만 아니라 호남화학을 통한 석유화학부문까지 물류사업에서 넓은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며 "앞으로 영역을 더 넓히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사명변경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롯데로지스틱스는 최근 가졌던 한국토지주택공사와의 토론회에서 사명변경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며 "이 자리에서는 롯데로지스틱스가 롯데그룹이 지닌 대기업 이미지를 벗고 물류기업간의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롯데 명칭을 빼는 방향으로 사명변경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잠시 오갔다"고 덧붙였다.

◆사명 변경 안한다 - 근거 없는 소문

업계에서 오가고 있는 사명변경 논란에 대해 정작 롯데로지스틱스 측은 금시초문이라며 반박했다.

롯데로지스틱스 관계자는 "사명변경 등은 그룹의 브랜드관리위원회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독단적인 변경이 이뤄질 수 없고 현재 위원회 쪽에서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업계에 나도는 얘기는 사실무근"이라고 못 박았다.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 비율이 100%로 공개되며 일감몰아주기 논란으로 비난을 받은 부분에 있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응수했다. 내부거래 비율이 100%로 나타난 것은 기재 오류 때문이지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는 것.

지난해 실제 매출액은 2조450억5000만원인데 착오가 발생해 1조9660억6500만원으로 기재되면서 내부거래 금액인 1조9660억6500만원과 맞물려 100% 내부거래라는 잘못된 수치가 나왔다는 게 롯데로지스틱스 측 설명이다. 즉 실제 매출액인 2조450억5000만원으로 다시 계산하면 내부거래 비율은 96.1%로 3.9%포인트 줄어들게 된다.

롯데로지스틱스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사명변경 간의 상관관계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마케팅 영역확대를 위한 사명변경 얘기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 일일이 대응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롯데로지스틱스 물류사업 영역은 어디?

◈유통부문
롯데마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롯데닷컴, 롯데백화점, 의류(유니클로, 무인양품, 켈빈클라인, 훌라, 타스타스, 주니어시티, 제라르다렐, J프레스, 베이직아이콘, 앨리든, 필드크럽), 롯데후레쉬델리카, 롯데브랑제리, 크리스피크림도넛, TGIF, 홈쇼핑
◈식품부문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삼강, 롯데햄, 롯데주류BG, 해태음료
◈석유화학부문
호남석유화학, KP케미칼
◈일반제조부문
롯데알미늄, 후지필름, 롯데기공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