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유행이란 시작은 화려하지만 곧 스러져버리는 것으로서, 순식간에 돈을 벌고 도망가기 위한 민첩한 속임수와 같은 것이다. 반면에 트렌드는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도록’ 이끄는 원동력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트렌드란 크고 광범위하다. 트렌드는 바위처럼 꿋꿋하다. 그리고 평균 10년 이상 지속된다.”

미국의 트렌드 전문가 페이스 팝콘이 정의한, 트렌드와 유행의 차이다. 지역사회나 국가 단위를 뛰어넘어, 글로벌한 시각과 사고를 요구받는 현대인들에게 트렌드가 갖는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할 것이다. 조직은 물론 개인의 성공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면 이제 트렌드 감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는 전 세계 82개국에 120개 무역관을 두고 있는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현지에서 포착한 트렌드의 맹아(萌芽)를 소개한다.


세계 3대 명차로 통하는 롤스로이스(Rolls Royce). 전 세계에서 인구당 롤스로이스 보유대수가 가장 많은 곳은 어딜까. 정답은 바로 홍콩이다. 그 동안 홍콩은 고가의 명품시장 등 럭셔리를 추구하는 소비중심지로 명성이 높았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번호판을 들 수 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알파벳 2개와 숫자 4개의 번호판을 차량 소유주가 직접 조합할 수 있는데, 홍콩 사람들은 각종 미신과 풍수지리를 중시해 자동차 번호판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재물을 벌어들인다는 의미인 8과 장수와 영원함을 상징하는 9가 최고 인기다. 8자가 3개 들어간 ‘888’ 번호판이 1973년 32억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최고가에 팔린 번호판은 ‘HK1997’.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역사적인 연도를 담아 무려 45억 원에 낙찰됐다.

요즘은 럭셔리를 넘어 초럭셔리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일례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아이폰5 케이스도 이곳 홍콩에서 주문됐다. 이 케이스는 26캐럿짜리 검은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홈버튼, 사파이어 유리로 장식된 스크린, 600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애플 로고와 테두리에다가, 나머지는 금으로 도금됐다. 그에 따라 가격이 무려 170억 원에 달하는데, 이는 아이폰5를 1만7000대나 살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홍콩의 커리어우먼들을 공략한 150만 원짜리 샤넬 태블릿 케이스 또한 만드는 족족 품절이 되는 등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홍콩의 초럭셔리 제품 소비현상의 이면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있다. 2011년에는 홍콩인구의 4배인 2800만 명의 중국인이 홍콩을 방문했는데, 이들이 쓴 돈은 홍콩 소비시장의 39%를 차지했다.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의 구매력이 비교적 왕래하기 쉬우면서도 소비천국으로 통하는 홍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들의 중심에는 이른바 바링허우, 즉 중국의 한 자녀 정책으로 귀하게 자란 세대가 있다. 독자로 태어난 이들은 남다른 특별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고,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지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바링허우가 한류에 매우 우호적이라는 것. 구매력이 높고 친한국 성향이 강한 이들을 공략하는 것이 우리나라 고가 제품 및 브랜드들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KOTRA 지음 | 알키 펴냄 | 2만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