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이하 SKT)의 초고속 인터넷 재판매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이를 제재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19일 LG유플러스는 SKT의 SK브로드밴드(이하 SKB) 재판매 위법여부에 대해 재판매 금지 등 강력한 제재를 촉구하는 신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SKT가 막대한 규모의 가입자 유치 수수료와 과다한 도매대가를 SKB에 지급하는 등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유선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어 정부가 이에 제동을 걸어줘야 한다는 게 LG유플러스 측 주장이다.

◆LG유플러스 “SKT 도매대가 최대 70% 지급”

(사진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SKT가 SKB에 최대 70%(추정치)에 달하는 과다한 도매대가를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SKT가 MVNO 사업자에 제공하는 도매대가나 과거 KT가 KTF 무선 재판매 대가로 지급한 도매대가(약 40~50%)와 비교해 봤을 때, 과도하게 높다는 설명이다. 도매대가를 통한 대기업의 계열사 부당지원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통신사업법(제50조 1항)에서는 통상적인 도매대가 수준보다 과도하게 높은 도매대가를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시장 과반을 점유하고 있는 SKT가 이동통신 지배력을 활용해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 시 과다한 요금 할인을 제공, 이를 통해 유선가입자 유치와 더불어 유선상품의 긴 사용기간을 통해 이동전화 가입자의 고착화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SKT의 결합상품인 ‘TB끼리 온가족 무료’와 같은 요금할인 정책에 따라 전체 초고속 순증 가입자 중 SKT의 결합상품에 가입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해당 요금제는 이동전화 3회선 결합 시 초고속 인터넷 요금을 전액 할인해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LG유플러스의 노림수는?

그렇다면 SKT의 도매대가를 이슈화함으로써 LG유플러스가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계열사 직원의 수천억원대 부당사기대출 및 계열사 대표·임원 물갈이로 KT가 주춤한 사이, 업계 1위 SKT와의 대결 구도 형성으로 ‘2등 이미지’를 구축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KT가 주춤한 틈을 타, 1등(SKT)과 싸우는 모양을 만듦으로써 ‘2등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며 “요즘 보도를 보면 LG유플러스는 이미 2등이 된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번 도매대가 이슈를 LG유플러스의 ‘유선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에 근거해 볼 때, 온가족이 LGU+를 쓰는 경우보다 SKT를 쓰는 곳이 많을 수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SKT는 ‘가족 구성원 중 비SKT 가입자도 SKT로 갈아탈 경우 SKB 초고속 인터넷을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식의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SKT는 이런 식으로 SKB (유료)고객을 자사 무선 고객으로 많이 가져간 상황이다”며 “SKT의 주 영업 레이더가 SKB 가입 가구에서 LG유플러스 초고속 인터넷 가입 가구로 향할 경우, LG유플러스가 SKT에게 유선시장을 뺏기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도매대가 이슈는 이러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LG유플러스의 노림수라는 견해다.

한편 LG유플러스는 도매대가 및 결합상품 할인 이슈 이외에도 SKT가 IPTV법까지 위반하며 IPTV 재판매에 나서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SKT의 재판매는 초고속인터넷과 시내전화로 국한돼 있지만 계약유치 및 수수료 청구·수납 등의 활동을 수행하는 등 IPTV 역시 사실상 재판매를 하고 있다는 것.

유필계 LG유플러스 부사장은 “1092억원(2009년)의 적자를 기록했던 SKB는 자사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대거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SKT의 부당지원을 통해 확보한 재무여력을 바탕으로, SKT가 재판매를 시작한 2010년 약 30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며 흑자로 전환했고 지난해 73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SKB “황당, 허위사실 유포에 강력 대응할 것”

SKB는 이 같은 주장에 황당하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SK통신사업군의 유선상품 재판매 시 도매대가를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산정해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규제기관으로부터 그 적법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LG유플러스의 공격에 대응했다.

SKB가 자사의 논리적 무기로 삼고 있는 것은 초고속인터넷 재판매에 대해 공정위에서도 지난 2013년 1월 무혐의 결론을 내린 바 있다는 점이다.

또한 SKB는 MVNO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도매대가와 유선 재판매의 도매대가 수준이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회피비용(마케팅 비용) 차이 때문일 뿐이며 인위적인 대가 조정은 있을 수 없다”고 맞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13년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LGU+가 가장 큰 순증(LG순증 증가율 0.6%포인트, SK군 0.3%포인트)을 기록했고 또한 최근 3년간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통신사업자 시장점유율은 큰 변화가 없는 상태로, 시장구조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재판매를 통한 결합상품은 요금인하 및 소비자 편익 제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IPTV를 허가 없이 재판매하고 있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IPTV는 재판매가 아닌 위탁판매로 합법적 행위이라며, LGU+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SKB 관계자는 “오히려 LG유플러스는 통신결합상품 시장에서 60만원~70만원의 과다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시장 과열을 주도하면서 소비자 편익은 뒤로한 채 경쟁사 비방에 전사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LG유플러스가 ‘아니면 말고’ 식의 마타도어로 경쟁사를 비방하고 허위사실 유포를 지속하는 현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2010년 자사의 흑자전환이 SKT의 부당지원에 의한 결과라는 LG유플러스의 주장에 대해서도 황당함을 표했다. 당사의 초고속인터넷 사업 매출은 해마다 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사업, IPTV 등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뤄낸 손익개선에 대해 LGU+는 기본적인 이해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부, '책임론'에 “시장상황 달라져 방통위와 협력해 조사할 필요”

LG유플러스의 SKT-SKB 과다 도매단가 주장에 이 시장의 게임 규칙을 정해주는 ‘심판관’ 미래부의 모습이 보기 좋지 않게 됐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SKT가 도매대가를 파격적으로 산정해온 것을 미래부가 눈감아줬다는 얘기밖에 더되냐”며 “3년 전, 결합상품의 부당성에 대한 공정위, 방통위의 심사로 ‘문제 없음’이라는 결론이 난 사안을 지금에 와서 공무원 심기 건드리면서 들쑤시는 모양이 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는 ‘심판관’이 그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은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달라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도매대가 등에 대해 조사를 해 볼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 관계자는 “3년전 통신사가 결합상품을 낼 때, KT쪽에서 방통위나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성에 대해 신고했고 당시 방통위와 공정위에서는 망 대가의 적절성, 무선의 지배력을 유선에 넘기는 문제 등에 대해 검토, 문제없다고 판단했다”며 “방통위가 했던 일을 미래부가 아무 근거 없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3년전과 현재의) 상황이 분명히 달라졌으니까 도매대가 등을 저희가 조사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마다 바뀌는 도매대가, 가입자들의 움직임 등 바뀐 상황을 고려해 방통위나 미래부가 협력해 도매대가의 적정성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기통신사업법상 도매대가 산정은 사업자간 협의·신고로 이뤄지는 사항이기에 도매대가를 얼마로 하라고 미래부가 규제할 수는 없지만 시장지배력 남용, 부당 내부 보조 등 공정경쟁을 방해하는 금지 행위가 이뤄졌는지 여부는 사후규제 차원에서 방통위와 미래부가 협력해 조사할 수 있다는 설명.

한편 미래부는 SKT 도매대개 70%에 달한다는 LG유플러스의 계산에 대해서는 “숫자 증명이 안 된 ‘주장’일뿐”이라며 정부쪽 회계사를 통해 관련된 수치 데이터를 검토하고, 실제 어느 정도의 망 대가가 적정한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막말로 망대가가 75%가 적정한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며 “우리가 심판관 역할을 하게 되다면 도매대가와 관련된 정확한 수치를 제출받아 적정 망 대가가 어느 수준인지 판단해 봐야 할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SKT 무선지배력이 SKB 유선쪽을 부당 지원했는지, 지원했다면 그 방법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뭐라고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제재 신고서를 받았으니 미래부의 조사는 불가피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