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그 출발은 조용했다. 애초 3월에 오픈하기로 했으나 '보안강화'를 명목으로 개장을 한달이나 늦췄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 탓에 예정돼 있던 오픈 기념행사도 취소했다.
조용한 개장일, 우리은행 및 우체국에서 개설된 펀드슈퍼마켓의 계좌 수는 총 1680개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국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한 점을 감안하면 하루동안 1680계좌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또 앞으로 가입자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실제 효과다.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계좌를 만든 가입자들이 펀드에 얼마나 가입됐는지 아직 집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펀드슈퍼마켓 개장 효과를 파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드슈퍼마켓을 통한 자금 유입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다만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꾸준한 자금 유입을 통해 국내 펀드시장에 활력을 가져다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투자자들은 이미 펀드시장에 질린 상태다. 과거 바이코리아 사태, 차이나 쇼크, 미래에셋 인사이트 사태를 겪으며 크나큰 ‘손실의 기억’을 갖게 된 투자자들은 주식, 나아가 펀드를 안전한 투자자산이 아니라 재산을 반토막 또는 세토막 내는 ‘원흉’으로 여기고 있다.
이전 인사이트펀드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본 한 투자자는 당시 기자에게 “펀드가 이렇게 위험한 상품인줄 몰랐다.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은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번번이 2000선을 돌파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전 펀드에서 큰 폭의 손실을 겪으며 환매도 못한채 ‘물려있던’ 펀드투자자들이 지수가 오르면 환매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의 권리를 찾아주겠다며 등장한 것이 펀드슈퍼마켓이다. 증권사나 은행을 통할 필요 없이 900개가 넘는 수많은 펀드의 수익률을 투자자들이 직접 비교해보고 원하는 펀드를 온라인에서 손쉽게, 저렴한 수수료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는 지난 4월23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립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펀드를 판매하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나가겠다”면서 “돈을 버는 목적이 아닌 투자자를 위한다는 시대적 소명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랜 기간의 준비 끝에 국내 최초로 등장한 펀드슈퍼마켓이 돌아선 투자자들의 마음을 붙잡고 침체된 펀드시장을 살리는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