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트럭이 신형 FH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피력한 이 말은 결코 거짓말이 아니었다. 볼보트럭의 VDS(볼보 다이내믹 스티어링)는 그동안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기술력을 증명해보였다.
최근 2주 동안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승행사를 통해 이 기술력을 확인한 이들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신형모델 판매를 시작한 첫날 30대가 계약됐고, 보름 만에 100대 이상의 계약이 성사됐다.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트럭 소유주들의 마음을 단번에 움직인 볼보트럭의 진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종합출고센터를 다녀왔다.
◆한손가락만으로 험로를 넘나든다
출고센터에 마련된 시승장은 온로드와 오프로드 두가지로 준비됐다. 온로드는 일반 공도 위에서의 주행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오프로드 시승장은 흙더미, 웅덩이 등이 곳곳에 설치돼 실제 공사장 현장을 방불케 했다.
우선 일반 온로드 코스에서 신형 트랙터 FH의 주력 트림인 FH 540에 올랐다. 배기량 1만2777㏄에 최고 540마력, 최대 254㎏·m의 성능을 자랑하는 대형트럭으로 높이만 4m에 이른다. 눈앞에서 당장 트랜스포머 속 로봇이 튀어나올 기세였다.
볼보트럭의 신형 FH 모델의 개선된 점을 알아보기 위해선 굳이 사용설명서를 읽을 필요가 없다. 직접 운전석에 올라 한번만 운전해 봐도 기존 대형트럭들과의 차이를 단박에 느낄 수 있다.
대형트럭을 운전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가속페달을 조금만 잘못 밟거나 울퉁불퉁한 길에 들어서면 마치 놀이기구 '디스코팡팡'을 탄 것처럼 시트가 울렁거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리나 목에 전혀 무리가 없다. 에어쿠션을 장착한 시트가 경주용 차량을 연상시키는 버킷 시트 수준의 착좌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지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충격을, 면밀하게 설계된 반동과 흡수를 통해 완벽하게 차단해 시트만 흔들릴 뿐 몸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무엇보다 운전자를 놀라게 하는 건 바로 핸들링이다. 과장 없이 웬만한 승용차보다 더 편안한 핸들링을 선사한다. 무거운 짐을 실은 트럭이 저속으로 달릴 때도 약간의 핸들 조작만으로도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조종이 가능하다. 시승 전 대형트럭하면 두손으로 과격하게 핸들을 돌리는 장면을 떠올렸던 터라 다소 싱겁기까지 했다.
최적의 핸들링과 시트 포지션, 이 두가지 요소는 하루에도 수백km씩 장거리를 주행하는 트럭 운전자들에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매우 큰 매력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내공간은 기존보다 300리터가 늘어난 1000리터의 공간을 확보해 각종 수납공간이 즐비하다. 운전석 뒤쪽에는 침대가 마련됐다. 장시간 운전하면서 차 안에서 수면을 취하기 일쑤인 트럭 운전자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높낮이가 조절되며 덩치 큰 성인남성이 편히 누울 정도로 넓다. 침대 밑으로는 냉장고가 있으며, 운전석 오른편에는 전자레인지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또한 위쪽으로 마련된 선루프는 비상 시 탈출구로도 활용할 수 있어 볼보트럭만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예술의 경지’ 첨단기술의 집약체
이어진 오프로드 시승에서는 덤프트럭 FMX를 탔다. 이곳에선 일부러 VDS가 장착되지 않은 트럭도 함께 번갈아 운전했다. 앞서 경험한 FH의 뛰어난 성능을 더욱 객관적으로 비교해보기 위해서다.
VDS가 장착되지 않은 기존 FM 차량의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 차이점이 바로 드러났다. 확실히 VDS가 장착된 FH에 비해 핸들이 무거웠다. 게다가 두손을 떼어도 전혀 흔들림이 없던 FH와 달리, 지면 상태에 따라 핸들이 같이 움직여 손에 힘을 주고 더 집중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타사의 대형트럭들과 비교하면 굉장히 편안한 핸들링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또 하나의 차이는 선회 범위다. 같은 코스를 지나면서 VDS의 유무에 따라 코너를 도는 폭이 달랐다. 기존보다 차폭 하나 이상만큼 회전 반경이 차이나 유턴 구간이나 좁은 코너 구간에서 용이하게 덩치 큰 트럭을 움직일 수 있었다.
험로 탈출용 디퍼런셜록(Differential lock)도 오프로드 구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신기술이었다. 흙으로 된 언덕길을 오르자 정점에 오르기도 전에 바퀴가 헛돌며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 이때 디퍼런셜록 버튼을 눌러 앞뒤축을 잠근 후, 가속페달에 가볍게 힘을 주자 다시금 오르막길을 힘차게 오를 수 있었다. 이는 물이 바퀴 반만큼 올라온 웅덩이 같은 지형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기술이다.
FMX의 실내는 FH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플하다. 침대와 냉장고는 없으며 수납공간도 상대적으로 적다.
한편 운전의 편리함과 더불어 트럭 운전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바로 연비 효율성과 생산성이다.
신형 볼보트럭은 인공지능 자동변속기 'I-Shift'가 기본 탑재돼 수동 변속기 대비 3%의 연비 절감 효과를 발휘한다. 'I-SEE' 기능은 최대 5%의 연료 절감 효과를 나타낸다. 한대의 차량이 지나갔던 지형들을 기억해서 다른 차량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주행 시 엔진 및 기어 작동에 유리하다. 또한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통해 최대 5%의 연료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곧 선보이게 될 '마이트럭' 모바일 어플레이케이션을 통해서는 운전자가 원거리에서 트럭의 일부 기능을 조사하고 작동시킬 수 있다. 원격으로 냉난방을 켜기도 하고 도어 잠금, 유액 상태 확인 등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첨단기술은 연비의 효율성과 더불어 차량 소유주의 비즈니스를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