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기지개를 활짝 폈다. 물론 시장상황은 좋지 않다. 글로벌 철강경기 침체가 여전한 가운데 저가를 내세운 중국산 철강 공습이 매섭다. 주요 수요처인 조선·건설 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을 뿐더러 원화 강세 현상도 철강기업들에겐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하지만 철강대국의 위용이 불황여파에 쉽사리 꺾일 수는 없는 일.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철강업계의 야심찬 도전들이 시장의 분위기 반등을 주도하고 나섰다. 국내 시장과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철강코리아'를 외치고 나선 한국의 철강기업들. 2014년 하반기 들어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그들의 공격포인트를 세세히 짚어본다.


 

동부그룹의 철강분야 핵심기업인 동부제철은 지난 2009년부터 아시아 최초로 전기로제철 성공신화를 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회사의 전기로제철은 고로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분의 1, 에너지 소비량은 3분의 1에 불과한 미래형 제철방식이다. 철스크랩을 원료로 하는 사업의 특성상 고탄소강과 고장력강 등의 특화제품을 생산하는데 적합하다.

세계 철강시장은 최근 자동차용 강판으로 각광받고 있는 고장력강판 등의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동부제철도 전기로제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킨 고장력·고탄소강 특화제품을 내세워 2014년 철강시장의 불황을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동부제철은 전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냉연제품의 경우 기존의 시장을 수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신시장 개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동부제철은 올 들어 해외시장에서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우선 열연사업부문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세계 1위의 고탄소강 압연업체인 빌슈타인을 통해 BMW 등 독일 유수의 자동차 회사에 차체 뼈대를 구성하는 구조용 열연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2014년에도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해외 고급재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 베트남·태국 공장, 생산성↑… 해외공략 '준비 끝'

동부제철 관계자는 "철원대체제 등 전기로제철의 품질을 결정짓는 원료배합의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열연 제품의 실수율 개선 또한 이뤄져 올 들어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부제철은 지난 5월 인수 완료한 베트남 선철공장을 통해 전기로제철의 고급 원료인 선철을 자가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열연제품의 품질 개선과 원가절감을 동시에 충족시켜 열연제품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매장량만 12억톤에 달하는 베트남 내 철광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해안에 인접한 공장 위치 등으로 동부제철의 베트남 선철공장은 안정적인 원료 공급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선철품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아울러 기존 국제 선철가격 대비 최대 15%에 가까운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어 '품질 확보'와 함께 '원가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에도 베트남 선철공장은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전기로 제철사들이 해외 원료기지를 자체 보유해 안정적인 원료공급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터라 동부제철의 이같은 희망도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해외 공장 활용과 함께 동부제철은 이미 세계 최고 제품으로 입지를 굳힌 석도강판과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닌 컬러(프린트)강판 등 주요 냉연제품들의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더 내기로 했다.

네슬레 등 주요 글로벌 기업에 주력으로 공급되는 고가 제품인 석도강판의 경우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넘어 해외시장 선점을 위한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동부제철의 컬러강판(Printech)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필두로 한 건설경기 반등에 힘입어 북미와 유럽의 건자재 시장에서 '고급 컬러강판의 대명사'로 통용되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냈다.

컬러강판 역시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태국 컬러강판 공장을 전진기지로, 동부제철의 해외공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동부제철의 태국 컬러강판 전용공장은 연산 8만톤 규모로, 동남아 시장에 포진한 글로벌 가전사들의 가전용 강판 수요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 때문에 동부제철은 철강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선점을 위해 태국공장을 '첨병'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이미 건자재 시장에서의 컬러강판 수요를 대상으로 금년 첫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태국공장은 향후 추가 라인을 도입해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는 아연도강판 라인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냉연강판 전 제품의 생산을 담당할 수 있는 냉연강판 해외 생산기지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 자구계획 '착착'… 재무구조 개선 '전환점'

열연·냉연 등 전 사업부문에서 의욕적으로 경쟁력 확보 방안과 해외 진출을 진행하고 있는 동부제철은 지난해 발표한 자구계획을 올 들어 예정대로 착착 진행해 재무구조 개선작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현재 핵심자산 가운데 하나인 인천공장을 지난 5월 동부인천스틸 주식회사로 분리하면서 동부제철은 자산 매각을 위한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매각 대상이 된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국내 컬러강판 시장의 약 22%(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700억~800억원을 꾸준히 창출하고 있는 알짜 자산이다.

뿐만 아니라 동부제철의 자산인 동부당진항만과 자회사인 동부특수강의 매각을 통해 추가적인 자구계획을 이미 완료한 바 있어 올 들어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극대화 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그동안 당사는 꾸준히 영업이익을 창출하면서도 기존 차입금으로 인한 높은 금융비용으로 재무 구조상 어려움을 겪어온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다양한 자구계획 실행으로 향후 동부제철은 이번 매각작업을 견실한 철강회사로 재도약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제철은 올 들어 글로벌 철강경기 불황에 맞서 과감히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공격경영' 행보를 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열연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냉연제품의 시장 확대에 모든 기업의 역량을 쏟아붓는 상황이다. 여기에 고부가가치 특화 제품의 생산성 향상에도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결국 2014년을 '수익성 개선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게 동부제철 임직원들의 공통된 기대이자 목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